[위선재의 연당일기] 다툼과 화해

위선재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15 11:31 수정 2020.06.15 11:52

 

남편의 가게는 영업을 다시 시작한 이후 매일 성업 중이다. 여러 가지 미용재료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그동안 매일 머리를 다듬을 때 필요한 미용 제품 들을 살 곳이 없었던 데다 미장원과 이발관마저 문을 닫아 자기 머리를 스스로 손질하려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났기 때문인 것 같다.


가게 분위기도 참 좋다. 손님들로부터 가게 문을 다시 열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정말 많이 받았다. 우리도 다시 우리를 찾아주는 손님들이 고마워서 서로 고마워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두 달 반 동안 가게를 닫는 바람에 우리도 장사를 못 해 답답했지만 사람들도 필요한 물품을 구하지 못해 답답하고 불편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얼마나 필요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알게 된 것 같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었던 두 달 동안 사람들은 코스트코며 슈퍼마켓 밖에서 긴 줄을 서는 것에 익숙해졌고 그러다 보니 참을성과 질서의식도 많아졌다. 그러니 우리도 장사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거기다 미네소타에서 촉발된 시위사태와 폭동사태를 된통 겪었던 탓에 업주와 손님들은 서로 오해받지 않으려고 행동과 말을 극히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이지 이번 시위와 약탈 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에 대해서 뿐 아니라 업주와 손님과의 관계까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들에게도 이번 사태의 일부 책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것이다. 흑인들은 일부 흑인들의 정직하지 않고 거친 행동이 전체 흑인들에 대한 상점주들의 경계심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각성한 것 같다.


업주들은 자신들이 사려 깊지 않은 언행이 인종차별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고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가게는 물건만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고급 사교 클럽이라고 해도 될 만큼 좋고 더 없이 예절 바른말이 오고 가고 있다.

 

이런 것을 보고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가 성숙해져 가고 갈등을 통해 서로의 감정과 서로의 다름과 서로의 문제에 대해 알아 가는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미네소타 사태는 둘 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커다란 시련이었다.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사회의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과 소프트웨어라고 고 할 수 있는 도덕적인 기반을 엄청난 강도로 시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시련이 언제나 부정적인 결과만 남기고 갈등을 부추기는 방향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 것 같다. 적어도 우리 가게 안에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아직도 마스크를 끼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념하면서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다. 우리 업주와 종업원들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 고마워 불편함을 잊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흑인 손님들에게도 경계심이 들기보다는 오랫동안 핍박받던 동족이라도 본 듯 살가운 느낌이 들어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 주고 싶다. 흑인 손님들도 자기들이 직접 약탈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 봉변을 당했던 상점주들이 떠올라서 그런지 괜히 미안해하는 눈치이다.

 

지금 분위기는 마치 전쟁이나 쓰나미가 쓸고 간 뒤 삶을 재건하려는 때처럼 사소한 불평과 불편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이다. 어제는 서로 실컷 싸웠지만, 알고 보면 다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란 생각도 들어 화해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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