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사랑의 D-학점

이태상 / 김미래

사진=코스미안뉴스 DB


안녕하세요, 이태상 선생님. 에그코어 김미래입니다.

 

보내주신 책을 받자마자 펴 읽기 시작하여 어레인보우뒤바뀐 몸과 머리를 읽고 지금은 무지코를 읽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메일에 적어주신 간결한 스토리를 책을 통해 깊이 듣게 되니 너무나 신기할뿐더러, 저의 단순한 생각 이상의 선생님의 진정 가슴 뛰는 대로살아오신 이야기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신념과 매순간의 마음가짐, 자녀분들을 향한 사랑 등 머리가 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 곧 삶이라 칭하시는 사랑을 매우 어려워하고 귀찮아합니다. 가족에게도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며, 대면적으로는 항상 좋은 진심은 숨기며 나쁜 내면의 진심만을 서로가 언성 높여 주고받습니다. 결국은 편지 한 장, 또는 카카오톡 장문의 메시지로밖에 서로의 좋은 진심을 전달할 줄 모릅니다.

 

며칠 전, 어머니가 서울에 올라오셔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또 크게 다투었고, 전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마구 내뱉었습니다. 다음 날, 카카오톡 메시지로 엄마, 내가 한 말들 절대 새겨듣지 말아주세요.’라 보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미래야. 항상 못해주는 엄마여서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는 너희의 행복을 빌어. 네가 입 나온 것만 봐도 엄마는 수명이 주는 기분이란다. 밥 잘 챙겨먹어.’라는 어머니의 편지가 냉장고에 붙어 있었습니다.

 

자신 때문에 가지게 된 상대의 상처를 알게 된다면 해소되지 않는 죄책에 빠져 더욱이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잃게 되지 않습니까. 저도 그런 감정을 알기에 제발 부디 전날의 높은 언성의 말들은 잊어 달라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가족에게도 아픈 상처를 주기만 하는 저는 사랑이라는 과목의 D-학점입니다. 사랑의 매길 수 없는 위대함을 평생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알고자 고군분투해도 전 영원히 모자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삶, 사랑을 되새기며 저만의 사랑의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제게 귀중한 책들을 보내주신 점, 감사합니다.

 

20170314

김미래 드림

 

      

친애하는 김미래 후생님의 메일 반가웠습니다.

 

어떤 이든 글은 그리움이 준 말이고 우선 자신을 대상으로 쓰는 것이기에 그 첫 독자는 다름 아닌 자신이지요. 그런데 자신 이외의 독자 단 한 사람만이라도 있다면 그 이상 더 바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주 만족스러운 일입니다. 제게는 김미래 님이 바로 이런 단 한 사람의 독자인 것 같습니다. 영어로 표현해서 Whatever you read, you are reading yourself. 김미래 님이 읽는 책 내용은 김미래 님 자신의 모습이란 뜻이지요. 언제나 자신 속에 있는 것만 밖에서 찾아 발견하게 되지 않던가요.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극히 냉정한 사람일수록 극히 열정적일 수 있고, 표현이 적을수록 아니 없을수록 그 속마음은 더 깊이가 있고 질량감이 있겠지요. ‘I hate you’‘I love you’란 표현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진한 사랑표현이 아닙니까.

 

김미래 님처럼 나 또한 위선자가 되기 싫어 위악자로 자처해왔답니다. 그러니 김미래 님께서도 조금도 자책하지 마시고 자중자애 하십시오. ‘언외언言外言’, ‘to read between the lines’이라고 하지요.

 

미래야. 항상 못해주는 엄마여서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는 너희의 행복을 빌어. 네가 입 나온 것만 봐도 엄마는 수명이 주는 기분이란다. 밥 잘 챙겨먹어

 

이 한 마디 말씀에 제가 제 책 열두 권에서 하고자 한 말이 다 들어있네요! 정말 제가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너무도 훌륭한 그 어머님에 그 따님이십니다. 이태상이 진심으로 경배 드립니다.

 

20170315

이태상 드림

    

이정민 기자
작성 2021.06.23 11:35 수정 2021.06.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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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