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杭州) 서호(西湖)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항주(杭州)
춘추시대(春秋時代)
월(越)나라 서울이자
중국 7대 고도 항주
이슬비 내리는 서호(西湖)는
물안개만 자욱하다

바다보다 넓은 서호
유람선 뱃전에 서니
항주 미녀 서시(西施)가 떠오른다
그녀가
서호 물속을 들여다보면
눈 맞춤한 물고기가
그녀 미모에 반해
헤엄치는 것을 잊어
호수 밑바닥으로 가라앉았다 하여
‘침어(沈魚)’로 불렸던
월(越)나라 최고의 미녀는
적국인 오(吳)왕 부차(夫差)에게
진상되어 정든 고향 땅 항주를 떠난다

오나라로 간 서시는
미인계를 써서 오왕을 파멸시키고
조국을 구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가여운 신세
자기 한 몸을 던진 그녀는
늦봄 목련 꽃잎 떨어지듯
사라져 버린다

하늘거리는 수양버들 아래
서호십경 화항관어 홍어지에 서니
한가로이 노니는 붉은 잉어들이
서시가 온 줄 알고
한꺼번에 몰려든다
그녀와 함께했던
꽃이 핀 나루터에서 바라보던 화항관어(花港觀魚)
삼담에 비치는 달빛 삼담인월 삼담인월(三潭印月)
뇌봉탑에 비치는 저녁 노을 뇌봉석조(雷峰夕照)
제방에 쌓인 눈이 다리 위에 녹은 모습 단교잔설(斷橋殘雪)

서호에 이는
찰랑찰랑 물결 소리와 함께
호수에 비친 석등의 불빛만
물 위에 어린다.
*항주 서호: 춘추전국시대 월나라 수도였던 저장성의 항주시 서쪽에 있는 호수로, 중국국가단위풍경구명승구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담수호다. 서호는 크게 쑤티(蘇堤) 방파제를 큰 기점으로 5개의 호수로 나누어진다. 호수는 강남(江南) 특유의 모습으로 인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백낙천이나 소동파는 물론이고, 고사성어 ‘와신상담(臥薪嘗膽)’과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주인공인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 중국 4대 미인의 하나인 서시(西施)의 추억이 있는 곳이다. 서호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규모는 남북 길이 3.3km, 동서 길이 2.8km로서, 자연과 인공이 결합된 정원 문화의 걸작이다. 배에서 바라보는 서호십경(西湖十景)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상해에서 항주까지 고속열차로 약 1시간 15분 걸리며, 아침 일찍 또는 해질무렵 방문을 권한다.

[여계봉 대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