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천보현 [기자에게 문의하기] /
무더운 여름, 달아난 입맛을 다시 오게 해주는 음식이 냉면이다. 냉면은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음식이다. 오리지널 냉면이라고 자랑하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있는가 하면 세숫대야처럼 큰 그릇에 가득 채워 주는 ‘세숫대야 냉면’도 있고 숯불에 구운 불고기와 같이 주는 ‘불고기 냉면’도 인기가 있다.
각종 생선회와 채소를 올려서 비벼 먹는 쫄깃하고 매운 비빔냉면이 있고, 시원한 육수를 부어 얼음살 동동 띄워 먹는 물냉면도 있다. 냉면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여름 음식이지만 진정한 애호가들은 추운 한겨울에 냉면을 먹는 낭만을 즐기기도 한다.
회냉면은 함경도에서 즐겨 먹던 냉면이다. 주로 가시가 적고 흰 생선살을 지닌 숭어, 송어, 민어, 황태, 가자미, 홍어, 가오리 등을 삭혀서 냉면에 얹어 먹는다. 강원도 바닷가 속초에서 회냉면을 먹으면 함경도지방에서 먹는 회냉면과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속초에는 육이오 때 북한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북한 음식 맛을 보존하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강원도 여행 중에 회냉면을 먹는다면 비교적 냉면의 맛과 질을 잘 보전한 음식이라는 주인장의 자부심을 덤으로 먹을 수 있다. 과하게 넘치지 않는 맛과 가자미식해의 독특한 발효식품의 깊은 맛이 입속을 즐겁게 해준다. 여름과 단짝인 회냉면을 이 무더운 날 먹는다면 무더위도 잠시 물러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