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1년간의 추억
지금 현재 출판사를 창업하여 운영 중인 분이라면 창업 전 많은 고민과 자문을 받았을 것이다. 혼자만의 고민과 여러 사람들의 자문을 받았다고 해도 결국 최종 결론은 본인이 내려야만 한다.
필자는 처음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 막연하게 출판사 창업의 꿈을 안고 출판사에 입사를 했다. 당시 출판사 대표님이 “내 밑에서 5년만 일해 봐”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그 5년은 10년이 되고 입사한 지 10년이 되는 시점 퇴사를 했다. 출판사 창업을 하려고 퇴사를 한 것이 아니라 좀 쉬고 싶어서 퇴사를 했다. 10년을 한결같이 달려오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던 것 같다. 맡았던 업무가 총무일과 제작 업무라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었던 것이 쌓이고 쌓여 최종적으로 퇴사 결정을 내린 것 같다. 퇴사 후 지인의 소개로 다시 출판사에 입사를 하여 경영지원 실장으로 1년간 일을 했다.
지금은 추억이 된 11년간의 출판사 근무시절은 필자에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씨앗이 되고 거름이 되었다. 그때 배운 경리 업무와 제작 업무는 지금도 혼자서 사업을 꾸려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그 분야 지인들이 있어 모르면 물어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매입/매출 세금계산서를 정리해서 신고하는 방법과 작가 인세와 외주 비용의 소득세, 주민세 처리, 제작발주서 작성을 시작으로 이루어지는 책을 만드는 일이 그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출판사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기획, 편집, 마케팅 업무에서 적은 금액의 수험료를 치루었다. 그래도 돌다리를 두드린다는 심정으로 묻고 물어서 업무를 처리해서 큰 손실은 몇 건 막은 것 같다.
기획에 있어서 새로운 원고가 들어오면 온라인으로 연결된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지인들에게 자문을 받았으며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이메일(email)로 자문을 받았다. 꼭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 하는 선배님들은 일일이 찾아뵙고 자문을 받았다.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표인 필자가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필자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점은 추억은 추억일 뿐 현재 사업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아둔 인맥의 60% 이상은 회사를 그만둠과 동시에 단절이 되었다. 지금 주로 함께 일을 하는 분들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만나서 이루어진 관계가 대부분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의 인연을 계속 유지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출판계 선배님들이 하시는 말을 빌리자면 사업을 시작할 때 도움을 준다고 말한 대부분의 사람은 별로 도움을 안 주고 말없이 응원하던 분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다는 말이 생각난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