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종 사이비 독재, 좀비 민주주의의 시대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와치(Human Rights Watch)의 케네스 로스(Kenneth Roth) 사무총장은 지난 7월 28일 "과거 10년간 전 세계의 독재자들은 민주주의를 '관리'하거나 '지도'하는 기술을 완성해 왔다. 벨라루스, 이집트, 러시아, 우간다, 베네수엘라 등에서는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합법성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인 선거를 치렀지만 언론을 독점하고 시민사회를 통제하며 국가기관과 자원을 조작해 정권을 유지하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어디 이 나라들 뿐이겠는가. 이런 사이비 변종의 시대를 두고 로스 국장은 '좀비 민주주의 시대(The Era of Zombi Democracy)'라고 부른다.


반면에 "전통적인 독재정권은 민주주의를 가장하지 않는다"고 로스 국장은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군주는 직접 선거를 치르려고도 하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 쿠바, 북한, 베트남, 또는 소련 이후 중앙아시아의 권위주의 정부인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정권을 잡은 이후 수백 명의 시위대를 죽이고 수천 명을 더 수감한 미얀마 군사정권과 같은 다른 권위주의 정권들은 선출된 정부를 전복하고 민주주의를 완전히 해체했다.


그러나 좀비 민주주의는 전통적 독재정권들과는 달리 여전히 주기적인 선거를 치르지만, 자유롭거나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즉 형식적으로는 선거로 인정되나 실체는 없는 선거 정치 체제의 '살아있는 시체(좀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좀비 민주주의는 러시아, 헝가리,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터키, 이집트, 홍콩 등이 해당된다고 로스 사무총장은 밝혔다.


좀비 민주주의를 물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변종 사이비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국민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무리 철저한 독재자라도 국민이 완전히 등을 돌렸을 때는 버티기 어렵다. 그러므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민주주의 지도자들은 어떻게 좀비 민주주의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자국민들을 완전히 버렸는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휴먼라이츠와치는 주장한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볼 것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인가, 아니면 좀비 민주주의 국가일까? 로스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1.08.05 11:56 수정 2021.08.0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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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