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인문기행] 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화청지(華淸池)

화청지(華淸池)

 

장안(長安) 여산(驪山) 아래

여궁(驪宮)

화청지가 있다네





눈 내리는 봄날

온천이 샘솟고

김으로 자욱한 화청지


양귀비(楊貴妃)

당나라 현종(玄宗) 앞에서

농염하게 춤추며 노래한다네





원래 양귀비는

현종 아들

수왕(壽王)의 비()였다네

 

절세미인 며느리에게

첫눈에 반한 황제

환관 고력사(高力士)

갖은 술수를 부려

양귀비를 입궁시킨다네

 

온천수가 철철 넘치는

화청지 해당탕(海棠湯)에서

양귀비와 현종은

사랑을 나누며

봄밤을 보냈다네

 

백거이는 장한가(長恨歌)’에서 노래했었지

 

싸늘한 봄

화청지에서 목욕하니

매끄럽고 기름진 그녀 살결이

온천물에 씻어 내리네

 


그러나

황제의 총애를 입은

양귀비 일가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온갖 비행과 축재로

나라를 농단하니

백성들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시성(詩聖) 두보(杜甫)

여인행(麗人行)’이란 시를 지어

양귀비 일가의 사치와 타락을

고발했다네

 

양귀비의 수양아들

배불뚝이 안록산(安祿山)

그녀 오빠 양국충(楊國忠)을 벌한다며

군사를 몰고

도성으로 쳐들어오니

현종과 양귀비는

쓰촨으로 도망간다네



 


반란군에게 쫓기던

황제 마차 호위병들이

자신들 목숨을 보전하고자

양귀비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니

현종은 그녀를 순순히 내어주었다네

 

한때 시아버지였고

지금은 남편인

사랑쟁이 현종

 

목숨보다

귀히 여기던 자신을

병사들에게 던져주니

그녀는 낙담하여

실신하고 만다네

 

양귀비를

현종에게 바쳤던

환관 고력사는

비단으로 목을 감아

배나무에 걸어서

그녀 숨길을 끊는다네



 

총명하고 아름다웠기에

해어화(解語花)로 불리며

천자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으나

 

죽임을 당할 때는

철저히 외면당한 파란만장한 미녀

 

후세에

경국지색(傾國之色)으로 불리지만

나라 망한 책임이

어디 그녀에게만 있을까



 


눈 내리는 봄날

김으로 자욱한 화청지에

현종은 어디 가고

그녀 홀로

외로이 서 있네.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여계봉 기자
작성 2021.08.16 11:39 수정 2021.08.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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