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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님
새벽달 넘어가신 능선을 넘어
첫 님이 오시리야 고이 오시리야
서리 품은 무 배추를 거들이면서
곁눈질로 하늘 헤며 마음 죄었지
첫 눈이 내리는 날 씨악실에서
달달달 입술 떨며 첫 정을 언약하신
그 님을 뒤로 한 세월 마흔 해
그 님도 어디메서 이 눈 맞을까
환갑에 흩뿌리는 첫 눈발 맞으면서
언약 두고 가신 님, 얼굴 그리네
첫 눈 나리는 여강 기슭.
활초 유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