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우린 모두 코스모스바다에서 출렁이는 성신(星神/身) 코스미안이다

이태상

 

2021년 9월 29일자 미주 뉴욕판 중앙일보 오피니언 [글로벌 아이] 칼럼 '인생게임에서 이기려면' 필자 김필규 한국 중앙일보 싱턴 특파원은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인생은 한 가지 척도로만 평가될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인생게임' 제작자의 부고에서 발견하게 된다"고 이렇게 적고 있다.  

‘루벤 클레머 사망. 99세.’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에 눈에 띄는 부고가 실렸다. 발명가이자 장난감 개발자인 클레머가 지난 14일 미국 샌디에이고의 자택에서 숨졌다는 소식이었다. 스타트렉에 나온 총(스타플릿 페이저)이나 플라스틱 훌라후프 등 여러 장난감을 세상에 내놨는데, 그중에서도 대표작은 단연 보드게임인 ‘인생게임(The Game of Life)’이다. 1960년 뉴욕 장난감 박람회에 첫선을 보인 뒤, 지금까지 전 세계 59개국에서 약 7000만 개가 팔렸다. 

보드게임으로는 모노폴리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상당해, 50년 넘게 여러 버전으로 진화하며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으로 자리매김했다. 게임판 위에 말을 놓는 순간 대학에 진학할지, 곧장 사회로 나갈지부터 결정한다. 이후 직업이 정해지면 룰렛을 돌려 나오는 숫자대로 삶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게임의 종착점은 은퇴다. 여러 돌발 상황을 거치면서 일생을 마칠 때 누가 많이 돈을 벌었느냐로 승패가 결정된다. 고작 은퇴하려고 몇십 분 동안 게임을 했나 하는 허탈감이 드는데, 아이들과 게임을 하다 보면 불편한 구석도 있다. 직업에 따른 삶을 너무 단순화한 데다, 한 사람 인생을 자산 규모로만 평가하니 말이다. 

클레머 본인의 삶조차도 인생게임처럼 단순하진 않았다. 오하이오의 루마니아 유대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어머니가 가족을 떠났다. 2차 대전 중 해군으로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고, 두 번 이혼했으며 세 자녀 중 장남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면서 200여 개의 장난감을 개발했고, 90세가 넘은 나이에도 발명을 계속했다. 2005년에는 미국 완구산업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그는 죽기 전에도 현역 발명가라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그의 친구인 조지 버치 해즈브로 부사장은 “이런 면에서 볼 때 클레머는 자신의 인생게임에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지금 현실 세계를 보면 인생게임 속 말처럼 사는 이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오직 더 많은 자산을 향해 지금도 열심히 룰렛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혹은 학문적으로 다른 가치를 좇고 있다고 여겼던 이들, 그 자식들까지 예외가 없다. 간혹 편법을 쓰다 탈이 나고 망신을 당하기도 하는데, 한창 게임판 속에 있을 땐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차리기 힘들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인생은 한 가지 척도로만 평가될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인생게임’ 제작자의 부고에서 발견하게 된다. 

<김필규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

“좋아하는 거 좋아하면서 하자”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이 된 안산(20) 선수가 경기 후 한 말이다. 그는 “좋아하는 거 좋아하면서 살자”가 그의 신조라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양궁 2관왕이자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제덕(17) 선수도 이겨도 져도 “파이팅을 외치면서 경기의 흐름을 즐기자”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고 한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 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 하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의 말도 있지 않은가.

2011년 9.11 직후 뉴욕타임스에 희한(稀罕)한 전면광고가 실렸었다. 지면 한가운데 고인의 사진 한 장과 출생과 사망 일자와 함께 그 밑에 아직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남긴 ‘놀이를 즐기라(Enjoy the Game)’는 ‘유언’이었다.

우리가 구름잡이라 할 때는 그 실체가 없다는 말이다. 요즘 우리가 ‘구름(clouds)’이라 할 때는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기보다 ‘데이터 구름(data clouds)’이나 ‘네트워크 구름(network clouds)을 말할 정도로 자연계와 기술계가 구분이 분명치 않게 되었다.

2015년 출간된 ‘경이로운 구름(The Marvelous Clouds: Toward a Philosophy of Elemental Media)’에서 미국 아이오와 대학 커뮤니케이션 교수 존 다럼 피터스(John Durham Peters, 1958 - )는 클라우드가 우리의 새로운 환경으로 가까운 미래에 잡다한 모든 것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고, 인간의 몸이 단말기가 되어 구름과 우리 몸 사이에 문서와 영상이 흐르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리는 흔히 매체(media)가 환경 (environments)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역(逆)도 또한 진(眞)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2015년에 나온 ‘모든 것의 진화: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성되는가(The Evolution of Everything: How New Ideas Emerge)’와 ‘붉은 여왕(The Red Queen: Sex and the Evolution of Human Nature, 1994) 그리고 ‘유전체(遺傳體) 게놈(Genome, 1999)’과 ‘합리적인 낙관주의자: 어떻게 번영이 이루어지는가(The Rational Optimist: How Prosperity Evolves, 2010)’ 등 베스트셀러 과학 명저의 저자이면서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매튜 리들리(Matthew White Ridley, 1958 -)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과학이란 사실을 수집해 나열해 놓은 카탈로그가 아니고, 새롭고 더 큰 미스터리를 찾는 일 Science is not a catalog of facts, but the search for new and bigger mysteries.”이라고 말한다.

아일랜드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비숍 버클리라고도 불리는 George Berkeley/ Bishop Berkeley 1685-1753)는 “세상은 다 우리 마음속에 있다(The world is all in our minds.”라고 했다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같은 뜻이리라.
우리 선인들은 인생이 하늘의 한 조각 뜬구름 같다고 했다. 구름이 있으면 천둥·번개도 있게 마련이다. 

달라이 라마의 육성이 담긴 음악이 최근 빌보드 뉴에이지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앨범은 그 제목이 ‘내면세계(Inner World)’라는 만트라(Mantra) 진언(眞言)을 암송하는 명상음악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시선을 안으로 돌려 마음을 돌아보고 우주로 비전을 넓히라는 뜻이리라.

“네 세상은 너, 난 내 세상 Your world is you. I am my world.”

미국의 시인 월리스 스티븐스(Wallace Stevens 1979-1955)의 ‘소나무 숲속 작은 닭들(Bantams in Pine-Woods)’에 나오는 한 시구(詩句)이다. 

스티븐스는 낮에는 직장인 보험회사 일을 보면서 밤에는 어떻게 자신과 세상이 서로에게 의지하는지, 어떻게 자신이 경험하게 되는 세상을 자신이 창조하게 되는지, 평생토록 시작(詩作)을 통해 천착(穿鑿)했다고 한다.

2016년 출간된 미국 시인 폴 마리아니(Paul Mariani, 1940 - )의 평전 ‘The Whole Harmonium: The Life of Wallace Stevens”에 따르면 스티븐스에겐 뭣보다 신(神)의 죽음이 추상적인 개념이나 진부한 문구가 아닌 영구적인 도전으로 이를 그는 예술과 윤리적인 문제로 심각하고 진지하게 다뤘다.

우리가 스폰서로서의 신(神)의 후원 없이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 자신의 삶의 의의를 우리가 찾아 만들어 낼 책임이 우리 각자에게 있다는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스티븐스 시(詩)의 주제가 되었다. 그의 해법이란 한 때 종교가 맡았었던 역할을 이젠 시(詩) 혹은 더 넓게 우리의 상상력이 수행해야 한다는 거다. 이를 스티븐스는 ‘예술지고의 픽션 (supreme fiction of art)’이라 명명한다.

이 최상 지고의 픽션(supreme fiction)은 신화가 청소 제거되었으나 시어(詩語)로 승화된 현실로 우리를 돌려준다고 그의 ‘최고 픽션을 위한 노트(Notes Toward a Supreme Fiction)’에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와 우리 이미지를 추방한 하늘의
더할 수 없이 아득히 먼 청결함으로
깨끗이 씻긴 해맑은 해라는 생각으로
바라볼 때 태양은 얼마나 깨끗한가.

How clean the sun when seen in its idea,
Washed in the remotest cleanliness of a heaven
That has expelled us and our images.

‘눈사람(The Snow Man)’에서 그는 또 이렇게 적고 있다.
그 자신은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거기에 있지 않은 아무것도
그리고 있는 아무것도

Nothing himself beholds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Nothing that is.

마치 유체이탈(幽體離脫)이라도 하듯 초연한 경지에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물을 관조한 스티븐스는 시인이라기보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하나의 우주를 창조한 마술사 아니 어쩌면 신(神)이었으리라.

이것이 어디 스티븐스뿐이랴. 우리 모두 다 그렇지 않나.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쉬지 않고 각자는 각자 대로 각자의 현실, 곧 자신만의 세상과 우주를 시시각각으로 창조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니 우린 모두 코스모스바다에서 출렁이는 성신(星神/身) 코스미안임을 잠시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어라.

1938년에 출간된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요한 하우징아(Johan Huizinga 1872-1945)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란 책이 있다. 이 ‘호모 루덴스’는 ‘유희의 인간’을 뜻한다. 인간의 본질은 유희를 추구하는데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인 창조 활동 곧 문화 현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어차피 인생이 소꿉놀이 소꿉장난 같다면 이렇게 놀면 어떻고 저렇게 놀면 어떠리.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놀이와 장난을 할 필요도 없고 같은 길을 갈 이유도 없으리라. 그리고 매사에 너무 심각할 것도 없지 않을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겠지만 그래도 각자는 각자 제멋대로, 제 마음대로, 제 가슴 뛰는 대로 살아보는 것 이상 없지 않을까?
 
우주 올림픽에서 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 아니 별메달리스트로 사랑의 무지개 타고 이 지구별에
태어난 황태자/황태녀 코스미안으로서 우리 모두 '인생놀이' 즐겨볼거나. 

자, 이제, 이 '인생놀이 Game of Life'에 대한 말 몇 마디 음미해보자.

“네 머리와 생각, 곧 네 정신이 얼마나 쉽사리 조종 이용당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될 때까지 너는 다른 사람의 농간에 놀아나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Until you realize how easy it is for your mind to be manipulated, you remain the puppet of someone else's game.” 

― Evita Ochel

“게임은 언제나 새로 시작된다.  And the game begins anew.” 

― Norse Mythology

“일단 게임이 끝나면 왕이나 졸이나 같은 놀이 박스(우주)로 돌아간다. Once the game is over, the King and the pawn go back in the same box.” 

― Italian Proverb

“네 인생 삶은 모의실험이 아니고 현실 게임이니, 현명하게 살아라. Your life is not a simulation; it's the real game. Play wisely.” 

― Richelle E. Goodrich, Being Bold: Quotes, Poetry, & Motivations for Every Day of the Year

“인생은 게임이고 너는 놀이꾼이다.  이 인생게임 놀이 주인공으로 네가 창조해 만드는 거다.  Life is a game and you are the player. As you master the game, so you also create it.” 

― Jay Woodman

“나는 깨닫게되었다.  인생은 이겨야 할 전투 싸움도 게임도 아니고, 게임이지만 즐길 놀이란 걸...이기고 지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걸...그 더욱 경이로운 사실은 이 게임 놀이를  네가 누구와 할건가를 네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거다.I've come to realize that life is neither a battle nor a game to be won, it is a game nonetheless, but to be played... enjoyed. There are neither winners nor losers... just players--and what's great is that you can choose who to play with” 

― Val Uchendu

“다르마 법法 또는 윤리와 도덕은 게임을 할 사람들이 지켜야 할  기본 규칙으로 게임 내정자가 정한 것이다.
Dharma or Ethics and Morals are the Fundamental Set of Rules created for those who want to Play the Game, by those who are Inside the Game.” 

― Vineet Raj Kapoor

“사망/고사율이 방정식 동등 등식일 때 우린 모두 게임에 쓰이는 졸卒 일 뿐이다.  When mortality is the equation, we are but pawns in a game.” 

― Dianna Hardy, Reign Of The Wolf

“(게임의) 선수를 (그 누가) 조각해 낼 수 없고 선수 자신이 불굴의 의지와 확고한 신념으로 스스로를 빚어야 한다.  You cannot sculpt a piece into a Player. A Player must mold himself out of fortitude and conviction.” 

― Melissa McPhail, Kingdom Blades

“네가 그 어떤 상처도 입지 않고 게임을 한다면 그건 네가 게임을 하는 게 아니고 관람하는 구경꾼이다. 네가 상처를 입으면서 게임을 한다면, 너는 게임을 하는 게 아니고 그 게임에 숙달하는 거다.  If you are playing the game without wounds, you are not playing the game, you are watching the game. If you are playing the game with wounds, you are not playing the game, you are mastering the game” 

― Dr. P. S. Jagadeesh Kumar

“남자든 여자든 사람마다 삶의  좌우명으로 삼는 주문呪文이나 진언眞言 같은 것이 있다.  내 경우는 이 인생 삶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를 '인생게임'이라고 부르리라. Everyone has some kind of mantra he or she lives by. Mine just happens to be that I see this life as a game, or as some would say, 'the game of life.” 

― Helen Edwards, Nothing Sexier Than Freedom

“운명은 게임과 같다.  네가 게임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Fate is like a game, winning it depends on your performance” 

― Dr. P. S. Jagadeesh Kumar

“우리(각자)가 우리(각자) 자신의 스토리를 쓴다는 걸 알게 되면 인생게임이 전적으로 달라진다.  Once we understand that we are writing our own story, the game of life changes completely.” 

― Purvi Raniga

2019년 2월 9일자와 2020년 10월 3일자 코스미안뉴스에 올린 우생의 칼럼 글 2편 옮겨보리라.

[항간세설] 코스미안의 길
The Cosmian Way

"나 심심해"라면서 칭얼대는 어린애의 이 한마디에 부모 특히 엄마들은 공포심과 짜증과 죄책감에 사로잡힌다며, 2019년 2월 3일자 뉴욕타임스 일요판 칼럼 '애들을 다시 좀 심심하게 내버려 두라'는 제목의 글에서 뉴욕타임스 서평 주간지 편집인이자 곧 출간되는 신간 '어떻게 책을 읽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의 공동 저자인 패멀라 폴은 이렇게 주장한다.  "무료함이 창의성과 자족감을 낳는다"고.

줄리아 카메론의 저서 '예술가의 길'은 지난 4반세기 동안 4백만 권 이상 팔렸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글 소재가 고갈돼 고민하는 작가들과 예술가 지망생들에게 갈 길을 안내해주는 북극성(순우리말로 붙박이별) 역할을 해 온" 책이다.

1992년 출간될 당시 이 책의 출판사 타쳐/펭귄의 발행인이었던 조엘 포티노스 씨는 회상한다. 초판으로 9천 부를 인쇄하면서 책이 안 팔릴 것 같아 걱정했었다고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었다며, 종교나 교양 서적 등 기존 어떤 부류에도 속하지 않아 이 '예술가의 길'이 처음으로 '창의성(개발)'이란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세인트 마틴 프레스 출판사 편집장인 포티노스 씨는 요즘도 자신이 신판 '예술가의 길'을 집필했다는 저자들의 원고가 쇄도하고 있지만, "원조 '예술가의 길' 저자인 줄리아에겐 창의성이 생존수단으로 그녀에게 있어서는 문자 그대로 절체절명 힐링의 '약'이 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이 책 내용이 진솔하고 많은 독자의 감동과 감흥을 불러 일으킬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게 어디 작가나 예술가들에게만 적용되는 일일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창의성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는가. 살아 있는 동안 만큼은 죽지 않고 살기 위해서다. 

칼릴 지브란 (1883-1931)이 그의 잠언 우화 시집 '모래와 거품(1926)에서 다음과 같이 상기시키듯  말이다.

나는 영원토록 이 바닷가를 걷고 있지,
모래와 파도의 거품 사이로.
파도가 밀려오면 내 발자욱들 다 지워지고
바닷 바람이 거품을 다 불어 없애버리지만
바다와 바닷가 모래사장은 영원토록 남아 있지.

바다 안개 한 줌 손에 잡았다가
손을 펴보니 그 안개가 한 마리 벌레였어.
다시 손을 움켜쥐었다가 펴보니 한 마리 새였어.
또 다시 손을 움켜쥐었다가 펴보니 
한 사내가 슬픈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어.
그리고 디시 한번 손을 움켜쥐었다가 펴보니
손 안엔 아무 것도 없이 안개 뿐이었어.
하지만 너무도 달콤한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

그대는 축복된 산 복산에 대해 들어보았를 거야.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산이지.
만일 그대가 이 높은 산 꼭대기에 오른다면
그대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뿐일 거야.
어서 산을 내려가 저 깊은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지.
그래서 이 산이 복산이라고 불리는 거지.

말이라는 감옥에 내가 가둔 모든 생각들을
나는 말이 아닌 내 행동으로 풀어놔야지.

아, 바로 이것이 '코스미안의 길'이어라.

The Cosmian Way

“I’m bored.”  It’s a puny little phrase, yet it has the power to fill parents with a cascade of dread, annoyance and guilt.

Thus begins The New York Times Sunday Review (February 3, 2019) Opinion Column article ‘Let Children Get Bored Again’ by Pamela Paul, The editor of the Book Review and a co-author of the forthcoming book “How to Raise a Reader.”  “Boredom spawns creativity and self-sufficiency,” she argues.
 
‘The Artist’s Way’ by Julia Cameron has sold more than four million copies, as the author puts it “that has been a lodestar for blocked writers and other artistic hopefuls for more than a quarter of century.”
 
The first printing was about 9,000 copies, said Joel Fotinos, formerly the publisher at Tarcher/Penguin, which published the book.  According to Mr. Fotinos, there was concern that it wouldn’t sell.  “Part of the reason,” Mr. Fotinos said, “was that this was a book that wasn’t like anything else.  We didn’t know where to put it on the shelves ㅡ did it go in religion or self-help?  Eventually there was a category called ‘creativity’, and ‘The Artist’s Way’ launched it.”
 
Now an editorial director at St. Martin’s Press, Mr. Fotinos said he is deluged with pitches from authors claiming they’ve written “the new Artist’s Way.”  “But for Julia, creativity was a tool for survival,” he said. “It was literally her medicine and that’s why the book is authentic, and resonates with many people.”
 
Needless to say, this must be the case for everybody, young and old, not just for writers and so-called ‘artists’.  Each and every one of us was born with ‘creativity’ in order to swim, not to sink. 
 
Just as Kahlil Gibran (1883-1931) comments in his book of aphorisms, poems, and parables, Sand and Foam(1926):
 
I am forever walking upon these shores,
Betwixt the sand and the foam. 

The high tide will erase my foot-prints,
And the wind will blow away the foam.

But the sea and the shore will remain
Forever. 
 
Once I filled my hand with mist.

Then I opened it and lo, the mist was a worm.

And I closed and opened my hand again, and behold there was a bird.

And again I closed and opened my hand, and in its hollow stood a man with a sad face, turned upward.

And again I closed my hand, and when I opened it there was naught but mist. 

But I heard a song of exceeding sweetness.
 
You may have heard of the Blessed Mountain.

It is the highest mountain in our world.

Should you reach the summit you would have only one desire, and that to descend and be with those who dwell in the deepest valley.

That is why it is called the Blessed Mountain.
 
Every thought I have imprisoned in expression I must free by my deeds.
 
This is rather The Cosmian Way, methinks.

[이태상 칼럼] 모두 다 향기롭지
 
얼마 전부터 한국도 미국도 대중매체의 언론과 정치판에서 사실과 진실은 실종되고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갓차(gotcha, got you의 줄임말)’ 언론과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함정을 파놓고 교묘하게 유도해서 ‘너 딱 걸렸어’ 하는 마녀사냥 말이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는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의 마스크를 써오지 않았나. 백인이다 흑인이다. 남자다 여자다, 양반이다 상놈이다, 보수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 성직자다 속인이다 등......
 
우리의 선각자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931)이 그의 우화집 ‘광인(The Madman: His Parables and Poems, 1918)’ 서두에 하는 말 좀 들어보리라.
 
그대는 묻는다. 어떻게 내가 광인이 되었는가라고.
 
이래서였지, 여러 신(神)들이 태어나기 오래전, 어느 날 깊은 잠에서 깨어보니 내 모든 마스크를 누가 훔쳐 가버렸어. 내가 고안해 만들어 일곱 번이나 살아온 일곱 종류의 인생을 살면서 쓰던 일곱 가지 다른 마스크를.
 
그래서 나는 얼굴에 아무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달리면서 소리쳤지. 

“도둑이야, 도둑이야, 저주받은 도둑이야.” 

남자고 여자고 사람들은 날 보고 웃었고 어떤 이들은 내가 무섭다고 집으로들 도망갔어. 

내가 장터에 이르자 한 젊은이가 지붕 꼭대기에 올라서서 소리쳤어.

“저 사람은 미친 사람 광인이야."

내가 그를 쳐다보려고 얼굴을 들었지.
 
그랬더니 찬란한 태양이 마스크 쓰지 않은 내 맨얼굴에 처음으로 키스를 해주었어. 난생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은 내 생얼굴에 해가 뽀뽀를 해주자 내 영혼이 태양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올랐고, 나는 더 이상 잃어버린 내 마스크를 아쉬워하지도 원치도 않았어.
 
그리고 마치 무아지경에라도 빠진 듯 나는 소리 질렀지. 

"복 받으리라. 복 있으리라. 내 마스크를 훔쳐 간 도둑들에게."

이리해서 나는 광인이 되었어. 그런데 이렇게 황홀하게 미친 상태에서 나는 자유와 평안을 찾았지. 나 혼자 있을 수 있다는 고독의 자유와 사람들로부터 이해돼야 한다는 부담의 짐을 벗어버리게 된 거지.
 
왜냐하면, 우리를 이해한다는 사람들은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을 속박하고 우리를 자신들의 노예로 삼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내가 안전하다고 너무 자만할 수는 없어. 감옥에 갇힌 도둑도 다른 도둑으로부터는 안전하니까.
 
You ask me how I became a madman.
 
It happened thus:
 
One day, long before many gods were born, I woke from a deep sleep and found all my masks were stolen ㅡ the seven masks I have fashioned and worn in seven lives ㅡ I ran maskless through the crowded streets shouting,   

"Thieves, thieves, the cursed thieves.”
 
Men and women laughed at me and some ran to their houses in fear of me.
 
And when I reached the market place, a youth standing on a house-top cried, 

“He is a madman.”
 
I looked up to behold him; the sun kissed my own naked face for the first time. For the first time the sun kissed my own naked face and my soul was inflamed with love for the sun, and I wanted my masks no more. 

And as if in a trance, I cried, 

"Blessed, blessed are the thieves who stole my masks.”
 
Thus I became a madman.
 
And I have found both freedom and safety in my madness; the freedom of loneliness and the safety from being understood, for those who understand us enslave something in us.
 
But let me not be too proud of my safety. Even a Thief in a jail is safe from another thief.
 
자, 이제 칼릴 지브란이 그의 ‘예언자(The Prophet, 1923)’ 속편(續篇/續編)이라 할 수 있는 ‘예언자의 뜰(The Garden of the Prophet, 1933)’에서 하는 말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과 ‘바로 이 순간에’ 그리고 ‘모두 다 향기롭지’도 들어보리라.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
 
항상 반신반의하는 제자
사르키스가 물어 말하기를
 
선생님 추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알무스타파 말해 가로되
 
집 앞으로 지나가면서
문 한 번 두드리지 않고
그 집 인심 사납다고 할
사람 세상 어디 있겠나.
 
추하다고 하는 것 속에
우리 들어가 보지 않고
추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
참으로는 우리 눈에 낀
눈곱일 뿐이 아니겠나.
 
바로 이 순간에
 
선생님 시간이란 뭣이죠.
시간 가는 것이 무엇이죠.
 
이렇게 한 제자가 묻자
알무스타타 대답하기를
 
흙 한 줌 집어 들어 보게
그 흙 속에 뭐가 있는지.
 
한 알의 씨앗이 있다면
그 씨앗 숲이 될 것이오.
한 마리 벌레가 있다면
한 무리 천사가 되겠지.
 
그 씨앗 숲으로 만들고
그 벌레 천사로 바꾸는
세월이란 시간 모두가
바로 이 순간에 있겠지.
 
철마다 바뀌는 계절이란
우리의 생각 바뀜일 뿐
 
우리 깨우침이 봄이라면
우리의 기쁨이 여름이고
우리의 추억이 가을이며
우리의 꿈은 겨울이겠지.
 
모두 다 향기롭지
 
하루는 제자 파르드루스
뜰을 거닐다가 돌을 차고
홧김에 그 돌 집어 들고
너 생명도 없는 돌멩이
죽은 것이 감히 어떻게
나의 발뿌리에 채이냐

그 돌 집어 던져버리자
알무스타파 말해 가로되
 
돌멩이가 죽은 것이라니
세상에 생명 없는 것이란
하나도 없는 줄 모르는가.
모든 것이 낮과 밤을 따라
숨 쉬면서 살아 움직이지.

자네와 돌이 한가지인데
돌보다 자네 심장이 좀 더
빨리 뛰고 있을 뿐이라네.
 
조용히 우리가 들어보면
우리들이 숨 쉬는 숨소리
저 바다 파도치는 소리
저 하늘 바람 부는 소리
다 한 소리로 들린다네.

돌과 별이 함께 더불어
모든 것들이 다 어울려
같이 부르는 한 노래로.
 
돌 차고 돌을 나무람은
하늘 별 보고 저주함과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내 말 이해가 안 된다면
다음 날 새벽을 기다려
별들과 돌들 줍게 되리.
어린아이가 계곡에 핀
백합꽃을 꺾어 따듯이.
 
모든 것이 다 향기롭게
숨 쉬고 있음 알아야지.
 
And Sarkis, he who was the half-doubter, spoke and said:
 
"And what of ugliness, Master? You speak never of ugliness."
 
And Almustafa answered him, and there was a whip in his words, and he said:
 
"My friend, what man shall call you inhospitable if he shall pass by your house, yet would not knock at your door?
 
"And who shall deem you deaf and unmindful if he shall speak to you in a strange tongue of which you understand nothing?
 
"Is it not that which you have never striven to reach, into whose heart you have never desired to enter, that you deem ugliness?
 
"If ugliness is aught, indeed, it is but the scales upon our eyes, and the wax filling our ears.
 
"Call nothing ugly, my friend, save the fear of a soul in the presence of its own memories."
 
And upon a day as they sat in the long shadows of the white poplars, one spoke saying:
 
"Master, I am afraid of time. It passes over us and robs us of our youth, and what does it give in return?"
 
And he answered and said:
 
"Take up now a handful of good earth. Do you find in it a seed, and perhaps a worm? If your hand were spacious and enduring enough, the seed might become a forest, and the worm a flock of angels. And forget not that the years which turn seeds to forests, and worms to angels, belong to this Now, all of the years, this very Now.
 
"And what are the seasons of the years save your own thoughts changing? Spring is an awakening in your breast, and summer but a recognition of your own fruitfulness. Is not autumn the ancient in you singing a lullaby to that which is still a child in your being? And what, I ask you, is winter save sleep big with the dreams of all the other seasons."
 
And on a day, as Phardrous, the Greek, walked in the Garden, he struck his foot upon a stone and he was angered. And he turned and picked up the stone, saying in a low voice:
 
"O dead thing in my path!" 

and he flung away the stone.
 
And Almustafa, the chosen and the beloved, said:
 
"Why say you: 'O dead thing'? Have you been thus long in this Garden and know not that there is nothing dead here? All things live and glow in the knowledge of the day and the majesty of the night. You and the stone are one. There is a difference only in heart-beats. Your heart beats a little faster, does it, my friend? Ay, but it is not so tranquil.
 
"Its rhythm may be another rhythm, but I say unto you that if you sound the depths of your soul and scale the heights of space, you shall hear one melody, and in that melody the stone and the star sing, the one with the other, in perfect unison.
 
"If my words reach not your understanding, then let be until another dawn. If you have cursed this stone because in your blindness you have stumbled upon it, then would you curse a star if so be your head should encounter it in the sky. But the day will come when you will gather stones and stars as a child plucks the valley-lilies, and then shall you know that all these things are living and fragrant."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전명희 기자
작성 2021.10.01 10:21 수정 2021.10.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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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