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어머니의 품처럼 깊고 포근한 지리산에 가면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지리산에 단풍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내달리다가 경상도에 전라도에 잠시 멈춰선 곳이 지리산이다.
구름도 쉬어가는 백두대간의 마지막 방점을 찍은 지리산은 11월이 되면 애잔한 단풍이 산을 뒤덮는다. 노고할머니가 산다는 노고단에서 피아골로 가는 능선은 가을에게 길을 내주었다. 문득 이성부 시인의 ‘노고단에 여시비 내리니’가 그립다.
노고단에 여시비가 내리니
산길 풀섶마다
옛적 어머니 웃음빛 닮은 것들
온통 살아 일어나 나를 반긴다
내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지천 듣고
고개만 숙이시더니
정재 한구석 뒷모습
흐느껴 눈물만 감추시더니
오늘은 돌아가신 지 삼십여년 만에 뵙는
어머니 웃음빛
이리 환하게 풀꽃으로 피어 나를 또 울리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