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11월 16일자 미주 뉴욕판 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칼럼 ‘멈추지 않는 시간의 방향은 국민이 선택한다’ 필자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는
“인류 전체가 위험한 처지에 놓인 이 상황에서 서로의 무기를 내려 놓고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전쟁을 선동 하고 인종주의를 선동하고, 분열주의를 부추기고, 증오심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을 선택하거나 그들의 선동을 허용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결정은 사실상 우리 국민들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결론짓고 있다.
시간은 물질이 공간속에서 운동하며 변하는 것이고, 생명체에게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흐름이고, 흐름의 끝인 죽음은 그 생명체의 시간이 멈추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빛보다 빨리 달리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공간에서 아직 빛 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3차원 공간 밖에 있는 사유의식에 기반한 추억과 상상력만이 차원을 넘어서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자유 자재로 여행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은 3차원 공간 안에서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 안에 있고, 과거는 멈춰버린 특정 시간의 좌표일 뿐이다.
우리가 숨쉬고 있는 한, 우리는 늘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래가 아닌 과거를 현실로 착각하는 사람 들이 자주 나타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급기야 과거로 돌려 놓기 위한 미련한 일을 하는 자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나간 과거를 마치도 앞으로 와야 할 미래인 것처럼 혹세무민 하기도 한다.
미래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다만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을 가지고 예측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예측을 가지고 매일 미래를 꿈꾸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추억만 고집 한다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인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걸리고, 60만 이상이 죽었고, 지금도 코로나 공습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년 가까이 전 세계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생산력이 급감하여 물건들이 부족해지니, 물가가 급상승을 하고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진다면 팬데믹 이전부터 세계는 벌써 성장동력을 잃고 있었고, 휘청거리는 대기업을 위해서 정부가 엄청난 돈을 찍어서 지원하였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지금 몰려오는 폭풍우를 걱정하고 있지만, 그럴 능력도 없는 가난한 나라는 벌써 모든 질서가 붕괴하고 있고 국민들이 난민이 되어 잘사는 나라의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인류가 무지막지하게 사용했던 화석연료로 인해서 지구 온난화가 되면서 물에 잠기는 나라, 대기근으로 사막이 되는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태풍과 폭우로 인해서 수많은 기후난민들이 발생하여 선진국의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서는 팬데믹을 놓고 아시아인들에게 분풀이성 인종공격을 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유일 초강대국 미국은 자신의 지위를 넘보는 중국을 손보겠다고 동맹국들을 끌어 모으고 있고, 미국과 서구에 불만이 많은 군사강국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고 대만과 동유럽에서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가면 또 다시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대결보다는 코로나 극복과 지구 온난화 위기 그리고 경제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2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잔인한 모습을 반성해왔던 인류가 또다시 국가적 이해타산으로 합종연횡 하면서 패거리 싸움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이 지구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하여 지금의 낡은 시스템을 고치거나 혁신하면서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인류 전체가 위험한 처지에 놓인 이 상황에서 서로의 무기를 내려놓고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전쟁을 선동하고 인종주의를 선동하고, 분열주의를 부추기고, 증오심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을 선택하거나 그들의 선동을 허용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결정은 사실상 우리 국민들이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그러자면 어쩜 재림(?)한 예수였는지 모를 존 레논 John Lennon (1940-1980)이 ‘(싸우는) 전쟁 말고 (사랑하는) 섹스Sex를 하자 Make Love, Not War’고 그의 행위예술로 촉구促求 호소呼訴한 바와 같이 전全 국민 아니 온 인류의 축소본縮小本인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나부터 제 정신 좀 차려야 하리라.
지난해 2020년 4월 27일과 2021년 5월 29일자 코스미안뉴스에 올린 우생의 칼럼 글 둘 옮겨보리라.
[이태상의 항간세설] 새로운 코스미안 역사를 써보리라
순간의 확대판이 영원이고 영원의 축소판이 순간이라면, 우리는 모두 순간에서 영원을 살고 있지 않나. 내가 태어나기 전 헤아릴 수 없는 무궁한 세월 동안 우주는 존재해 왔고, 또 내가 떠난 다음에도 우주는 영원토록 계속 존재하는 것이라면, 찰나 같은 나의 존재란 어떤 것일까?
나의 존재란 언제부터일까. 엄마 뱃속에 잉태된 그 순간부터이거 나 아빠의 정자로 생긴 때부터이거나, 또는 그 이전부터일까. 그리고 내 심장이 뛰기를 멈추거나 마지막 숨을 내쉬거나 의식을 잃는 순간, 그 언제 끝나는 것일까. 아니면 부모와 조상으로 한없 이 거슬러 올라가고 또 자식과 후손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것일 까. 불교나 힌두교에서 말하는 ‘윤회(輪廻)’가 아니라도.
뉴론(neurons)이란 정보를 전송하는 두뇌 속 세포들의 작용으로 우리는 보고 듣고 느끼며 생각하고 행동하기 등 모든 행위가 이루 어진다고 한다. 이 뉴론들 사이의 연결점들은 시냅시즈 (synapses)라고 불리는데 여기에 기억들(memories)이 저장된 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시냅시즈들은 물론 뉴론들도 한없이 복잡미묘한 영원한 수수께기들이란다. 어디 그뿐인가. 시냅시즈와 뉴론들 숫자는 하늘의 별처럼 부지기수라 하지 않나. 다시 말해 한 사람의 두뇌 속에만도 광대무변(廣大無邊)의 무한한 우주가 있다는 얘기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 내가 나를 관찰할 수 없었지만 내 손자와 손녀 만 보더라도 참으로 경이롭기 이를 데 없다. 외형의 외모만 보더라 도 날이면 날마다 시시각각으로 그 모습이 달라지고 변해 가고 있음을 여실히 목격하게 된다.
어느 한순간의 모습과 표정도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고 영원무궁 토록 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가슴 저리도록 아프게 절감(切感) 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 각자의 순간순간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이 얼마나 한없이 슬프도록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 고 모습들인가. 영세무궁토록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이고 처음 이자 마지막인 만남들이요 장면들이 아닌가.
진실로, 그러할진대, 아무리 좋아하고 아무리 사랑해도 한없이 끝없이 너무너무 부족하기만 한데, 우리가 어찌 한시인들 그 아무라도 무시하거나 미워하고 해칠 수 있으랴. 우리는 다 각자 대로 순간에서 영원을 사는 것임에 틀림 없어라!
1973년에 출간된 이후 3천만 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비상 (飛翔)의 공포(Fear of Flying)’의 저자인 미국 작가 에리카 종(Erica Jong, 1942 - )의 그 속편(續篇/續編) ‘죽음의 공포 (Fear of Dying)’가 2016년에 나왔다.
‘비상의 공포’를 두 단어로 요약한다면 ‘지퍼 없는 씹(zipless fuck)’으로 ‘억제할 길 없는 욕망’ 이야기다. 여자라면 이런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놀라 자빠질 것’이라는 홍보 문구처럼 센세이셔널한 문제작으로 40여 개 국어로 번역 출판 되었고, 여성의 성적(性的) 자아표현(自我表現)의 기폭제 (起爆劑)가 됐다.
‘죽음의 공포’는 또 다른 금기사항(禁忌事項)인 노인(老人)들의 섹스를 다룬다. 이 속편 소설의 주인공은 60대 할머니이지만 농(濃)익은 욕정(慾情/欲情)을 ‘zipless.com’이란 쉽고 편한 섹스 사이트 (casual-sex site)를 통해 아무런 부담 없이 채워 즐긴다. 이 ‘죽음의 공포’ 책 커버엔 미국의 영화감독, 배우, 극작가 겸 음악 가 우디 알렌(Woody Allen, 1935 - )의 다음과 같은 추천의 글도 실렸다.
“난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그의 유명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가 죽을 때 그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아 그가 이 책을 읽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I was thinking of his famous quote, “I’m not afraid of dying;” I just don’t want to be there when it happens, so I thought he should read this.)
‘비상의 공포’가 이 책을 읽은 독자들로 하여금 버스나 지하철 기차 옆 좌석에 앉은 참한 아가씨나 여인을 달리 쳐다보게 했듯이, ‘죽음 의 공포’를 읽는 독자들도 할머니들을 달리 쳐다보게 될 것이라고 ‘비상의 공포’에서 문학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미국 작가 제니퍼 위너(Jennifer Weiner, 1970 - )는 말한다.
내가 청소년 시절 읽은 소설이 하나 있다. 저자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제목은 ‘인간발견(人間發見)’이었던 것 같다. 한 신부 (神父)가 억제만 해오던 성(性)에 눈떠 파계(破戒)하고 인간으로 서의 자아를 발견하는 이야기였다.
그 후로 내가 1970년대 영국에 살 때 이웃에서 작은 식료품 가게 를 하는 부부를 만났는데 남편은 아일랜드 사람으로 한국에서 신부(神父)로 18년을 근무하다 한국 수녀(修女)를 만나 신부와 수녀복을 벗고 아들딸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며 인간적(人間的)인 삶을 살고 있었다.
종교 특히 기독교에서 섹스를 불결(不潔)해 하며 치부시(恥部視) 하고 또 여성을 제2의 성(性)으로 격하(格下)시킬 뿐만 아니라 에덴동산에서 아담에게 선악과(善惡果)를 따먹는 원죄(原罪)를 짓도록 유혹(誘惑)해서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한 ‘악녀(惡女) 이브로 원초적인 낙인(烙印)까지 찍지 않았는가.
그 후로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기독교의 종교적인 세뇌(洗腦)와 악영향(惡影響)을 받게 된 거의 모든 지구촌 사람들이 지상(地上) 의 삶을 외면(外面)하다시피 하면서 ‘그림의 떡(Pie in the Sky)’ 같은 천국행(天國行)에 목을 매 오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 한 드라마에서 나는 이런 대사(臺詞)를 듣고 아, 참으로 세상에 저렇게 ‘철든 사람도 있구나~!’ 쾌재(快哉)를 불렀다. 어려움에 부닥친 인물이 이번 생은 포기하고 다음 생을 기억하라 는 친구의 권유에 “나는 이번 생에 행복할 거야. 다음 생은 필요 없어”라고 다짐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야 하듯이 섹스도 너무나 자연스런 인간 본능이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가 성욕(性慾/性欲)을 의미하는 리비도 (libido)가 삶의 원동력이라고 했다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삶의 엔진 (engine) 발동기(發動機)가 아닌가.
자동차에 비유해서 차가 오래돼도 달릴 때까지는 엔진이 작동 (作動)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몸의 엔진인 섹스도 마찬가지 아닌 가. 그렇다면 섹스가 남자나 젊은이들의 전유물(專有物)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촛불의 심지가 다 타버릴 때 마지막으로 불꽃이 커지듯 황혼(黃昏)의 섹스도 마찬가지이리라.
‘지각(知覺)’이 ‘현실(現實),’ 영어로는 ‘Perception is reality.’이라고 한다. 인물(人物)이고 사물(事物)이고 간에, 믿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느끼는 마음의 인식작용(認識作用)을 일컫 는 말인 것 같다.
몇 년 전 미연방수사국(FBI)은 싸구려 와인에 프랑스 명품 와인 라벨을 부착해 무려 130만 달러(약 15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 을 챙긴 범인을 검거했다. 그 당시 놀랍게도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 들조차 위조한 명품 라벨에 속아 와인 맛까지 명품으로 착각했다 는 것이다.
1970년대 영국에 살 때 비영리 소비자보호 공익단체에서 명품 화장품들을 수거해 조사 분석한 보고서를 보니 바셀린 종류의 원료 이상 들어 있는 것이 없고, 향료를 포함해 재룟값은 얼마 안 되며 화려한 포장과 광고 선전비가 상품가격의 90% 이상을 차지 한다는 거였다.
1980년대 미국 뉴저지주 오렌지시에서 잠시 가발 가게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가발 개당 도매 구입 원가가 평균 7달러로 소매가는 21달러였다. 그런데 간혹 직업이 연예인이나 가수 같은 고객이 명품 가발을 찾으면서 21달러짜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일 비싼 가발을 보여 달란다. 그러면 하는 수 없이 21달러짜리 가발 이라도 ‘명품’이라며 그 열 배로 210달러를 받아야 손님이 만족 스러워했다.
언젠가 한 여성과 허물없이 대화하는 중에 자기는 치과에 가서 ‘룻 커낼(root canal)’ 같은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는 순간 최근 섹스 하면서 느끼던 오르가슴(orgasm)을 떠올리면 견딜 만하더라고 했다.
그녀는 부언(附言)하기를 남녀 간에 첫사랑과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많은 경우 마지못해 적당히 편의상 썩 내키지 않는 사람과도 결혼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비참해하면서 불행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극단직인 예까지 드는 것이었다. 싫은 사람과 섹스를 하면서도 눈을 감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상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삶의 목적은 삶을 살아보는 것, 최대한으로 최고로 한껏 기껏 맛보고 만끽(滿喫)하는 것, 새롭고 더 풍성(豊盛)한 경험을 두려움 없이 열성(熱情)껏 추구(追求)하는 것이다.”
“The purpose of life is to live it, to taste experience to the utmost, to reach out eagerly and without fear for newer and richer experience.”
엘리노어 루즈벨트(Eleanor Roosevelt 1884-1962)의 말이다.
“삶이란 대담(大膽)하게 모험(冒險)을 감행(敢行)하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at all.”
핼렌 켈러(Helen Keller 1880-1968)의 말이다.
젊어서 한때 서울 한복판에 내 자작(自作) 아호(雅號) ‘해심 (海心)이란 이름으로 주점 대폿집을 차려 ‘해심주’와 ‘해심탕’으로 대인기를 끌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었다. 한 가지 희한한 사실은 수 많은 손님들이 ‘해심탕’을 안주로, ‘해심주’를 마시면서 잠시나마 실연(失戀)의 슬픔도, 삶의 고달픔도,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 다 털어 버리고 인생을 달관(達觀)하게 되노라고 비록 취중이지만 내게 거듭 증언하는 것이었다. 필시(必是) 이 ‘해심(海心)’이란 작명철학(作名哲學) 때문이었으리라.
후세 사람들이 성인군자(聖人君子)나 위인(偉人)이라고 숭상하는 인물들도 빛과 그림자처럼 좋고 나쁜 양면을 다 갖고 있었을 것이 다. 소크라테스(Socrates 470 bce-399 bce)나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가 세상 사람들 보기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었을지는 몰라도 가족 특히 부인들에게는 형편없는 남자들이 아니었을까? 오죽하면 부인을 ‘악처(惡妻)’로 만들었을까. 새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을 심사숙고 (深思熟考)하게 된다.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한두 예를 들어보리라.
세 딸들이 다닌 영국의 명문 음악학교의 세계적으로 저명한 선생 님 한 분이 제자들을 성추행해온 사실이 밝혀져 조사를 받아오던 중 자살했고 피해 학생 한 명도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에서도 UC 버클리대 교수이자 그동안 70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한 유명한 천문학자 제프리 마시(Geoffrey Marcy, 1954 - )가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혐의로 사직했고, 미국 연예계의 대부 (代父)로 만인의 칭송을 받아온 빌 코스비(Bill Cosby, 1937 - )는 수많은 연예계 지망생들을 약물을 탄 음료수를 먹여가면서 성폭행을 일삼아온 사실이 60여 명 이상의 피해 여성들 증언으로 드러나 법의 심판을 통해 2018년 3년 내지 10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아, 그래서 자고(自古)로 겉이 화려하면 속이 빈약하다고 외화 내빈(外華內賓)이라 하는 것이리라. 자, 이제, 우리 모두 내실 (內實)을 다져, 부질없이 밖에서 명품을 찾지 말고, 우리 각자 자신 이 믿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바라고 원하는 대로, 각자가 스스로 를 작명해서 단 하나뿐인 명품인물이 되어 명품인생을 살 때 우리 각자는 가짜가 아닌 진품(眞品/珍品)으로 전무후무(前無後無) 하고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존재가 될 수 있으리.
몇 년 전 당시 현행 8개의 한국사 검인정교과서를 단일화하겠다는 정부방침으로 국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까지 찬반 토론이 활발했고, 국정화에 반대하는 각계 성명이 잇달았었다. 도대체 역사란 무엇인가 우리 생각 좀 같이 해보리라.
“선생님, 역사란 무엇입니까?” 한 젊은 제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고 “역사란 믿을 수 없는 것일세.”라고 언론인 출신 작가 이병주 (1921-1992)는 답했다고 한다. 그는 장편소설 ‘산하’의 제사 (題辭)로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적었다. 역사(歷史)란 승자(勝者)의 기록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잘 보려면 그 배경(背景)과 이면의 사정(事情)을 살필 수 있는 심안(心眼)을 가져야 하리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1506)를 그 한 예로 들어보자. 미국에선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Franklin D. Roosevelt 1882-1945) 대통령에 의하여 10 월 12일이 콜럼버스 날( Columbus Day) 미연방 공휴일로 정해졌다가 1971년 10월의 둘째 월요일로 변경되었다. 신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해 National Geographic 잡지가 ‘콜럼버스가 우리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콜럼버스를 보았다’라는 남아메리카 사람들의 시각(視覺)을 소개하면서 콜럼버스의 비판 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콜럼버스가 남미대륙에 상륙한 이후 150년 동안 1억 명에 달하 던 원주민들의 숫자가 3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며, 그들은 콜럼버스를 인류 역사상 최대의 학살을 촉발한 침략자로 보게 되었다. 베네수엘라(Venezuela)의 우고 차베스(Hugo Chavez 1954-2013) 대통령은 “10월 12일을 원주민 저항의 날로 바꾸 라!”라는 대통령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인권센터에서는 콜럼버스를 ‘사상 최악의 인물’로 모의재판에 기소했는데, 배심원들은 12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7개의 죄목인 노예범죄, 살인, 강제노동, 유괴,폭행, 고문, 절도에 대해서 유죄라고 평결하였고, 재판장은 죄목 하나마다. 50년씩 계산해서 통산 350년의 사회봉사활동을 콜럼버스에게 선고하였다. 이 같은 현상은 아직도 세계 도처에서 인종과 민족, 국가 간 그리고 개개인 사이에서도 사회 전반에 걸쳐 갑을 관계로 계속 반복되고 있지 않나. 흔히 속된 말로 ‘억울하면 출세하라’ 느니, 적자생존(適者生存)이니, 약육강식(弱肉强食)이니 하지 않는가.
아, 그래서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사람에게 천만 가지 경전을 다 가르쳐 주고 천만 가지 선(善)을 장려하는 것이 급 한 일이 아니라, 먼저 생멸(生滅) 없는 진리(眞理)와 인과응보 (因果應報)의 진리를 믿고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가장 급한 일” 이라고 했으리라.
이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응보의 진리’를 내가 한마디로 줄여 풀이하자면 ‘우리는 하나’라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을 포함 해서 내가 너를 위하면 곧 나를 위하는 게 되고, 내가 너를 다치게 하면 내가 다친다는 진실(眞實)말이다. 이것이 바로 코스미안 사상이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백백(明明白白)해지고 있는 사실 (事實) 이 아닌가.
호기심에 가득 찬 아이들은 말끝마다 “왜(Why)?”라고 묻는다. “네가 좋아야 나도 좋으니까,” 이것이 정답(正答)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왜?”라고 묻고, 전쟁과 파괴의 카오스(Chaos)를 초래하는 대신 사랑과 평화의 코스모스 (Cosmos) 를 창조해가면서 밝고 아름다운 새로운 코스미안 역사를 써보리라.
[이태상 칼럼] 우상宇想 Cosmian Thoughts
성聖과 속俗 따질 것 없이, 고금동서古今東西 가릴 것 없이, 삶과 죽음에 대한 만고萬古의 수수께끼는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만인 萬人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關心事가 아닌가. 아래 인용하는 몇 사람 의 말을 우리 함께 음미해보리라.
“몇 년 전 나는 이런 꿈을 꾸었다. 식료품 슈퍼마켓 계산대 앞에 서 있는데 갑자기 내 삶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식료품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상점 직원이 식료품을 스캔하는 걸 보면서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과 이렇게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도 끝나버릴 것이란 생각에 울컥 (슬픔? 기쁨? 감사?의)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I dreamed a few years back that I was in a supermarket checking out when I had the stark and luminous and devastating realization — in that clear way, not that oh yeah way-that my life would end. I wept in line watching people go by with their carts, watching the cashier move items over the scanner, feeling such an absolute love for this life. And the mundane fact of buying groceries with other people whom I do not know, like all the banalities, would be no more so soon.”
- Ross Gay
“죽음 같은 걸 생각하면, 그 (죽음) 이후로는 (삶의) 다른 뉴스가 있을 수 없고, 촛불의 불꽃이 꺼져버리듯 사라지는 거라면, 우리가 너무 열심히 노력한다든가, 때로는 하는 일에 서투르다든가, 서로를 너무 극진히 걱정하고 위한다든가, 우주 자연에 대해 지나치도록 호기심을 갖는다든가, 인생을 더 좀 친밀하고 치열하게 살아보기 위해 쉬지 않고 끊임없이 우리의 감각과 감성을 자극해 즐겨본들 어떠랴. When you consider something like death, after which (there being no news flash to the contrary) we may well go out like a candle flame, then it probably doesn’t matter if we try too hard, are awkward sometimes, care for one another too deeply, are excessively curious about nature, are too open to experience, enjoy a nonstop expense of the senses in an effort to know life intimately and lovingly.”
- Diane Ackerman
“나는 죽음에 반항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내 삶이 얼마나 충만해질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 는 걸 나는 알고 있다. I rebel against death, yet I know that it is how I respond to death’s inevitability that is going to make me less or more fully alive.”
- Madeleine L’Engle
“(현재로선) 인간의 평균 수명이 천 달(일천 개월)도 안 된다. 그러니 이 세월을 네가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A human life span is less than a thousand months long. You need to make some time to think how to live it.”
- A.C. Grayling
“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죽으면서 뭔가를 남겨야 한다고. 자식이든, 책이든, 그림이든, 집이든, 담이든, 신발 한 켤레 든, 또는 정원이든, 네 손이 닿아 네 혼이 스며든, 네가 심은 꽃나무 든, 그 무엇이든, 네가 떠난 다음에 사람들이 바라볼 때 거기 네가 있도록 말이다. 뭘 하든 네 손이 닿기 전과 후가 다르게 네 흔적을 남기라고. Everyone must leave something behind when he dies, my grandfather said. A child or a book or a painting or a house or a wall built or a pair of shoes made. Or a garden planted. Something your hand touched some way so your soul has somewhere to go when you die, and when people look at that tree or that flower you planted, you’re there. It doesn’t matter what you do, he said, so long as you change something from the way it was before you touched it into something that’s like you after you take your hands away.”
- Ray Bradbury, Fahrenheit 451
“평생토록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없을 것이다. 평생 토록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다 될 수 없을 것이다. 평생토록 나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다 살아볼 수 없을 것이다. 평생토록 나는 내가 익히고 싶은 기술을 다 습득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왜 그러고 싶은가? 나는 모든 색깔과 색조色調 그리고 내 인생에서 정신적으 로 육체적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다 느끼며 해보고 싶은데, 나는 너무도 터무니없이 제한制限되고 제약制約되어 있다. I can never read all the books I want; I can never be all the people I want and live all the lives I want. I can never train myself in all the skills I want. And why do I want? I want to live and feel all the shades, tones, and variations of mental and physical experience possible in my life. And I am horribly limited.”
- Sylvia Plath
“어떻게 우리가 이 육신을 갖게 되었을까? 우리가 느끼는 걸 다 지탱하기에는 너무나 나약한 몸을. 때때로 나는 팔다리로 구속받고 있어 이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마치 저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죽음이 나를 자유롭게 해줄 것같이, 세계의 무한한 형체의 한 조각 으로 피부와 뼈와 혈관이 느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몸이었으면 좋겠다. How come we’ve got these bodies? They are frail supports for what we feel. There are times I get so hemmed in by my arms and legs I look forward to getting past them. As though death will set me free like a traveling cloud, I’ll be out there as a piece of the endless body of the world, feeling pleasures so much larger than skin and bones and blood.”
- Louise Erdrich, Love Medicine
“나는 생각한다. 죽게 되면 나를 살게 해준 숨을 되돌려 줄 수 있으 리라고. 내가 다 하지 못한 것들을 세상에 돌려줄 수 있으리라고. 내가 될 수 없었고, 선택할 수 없었던 것들을, 내가 잃어버리고, 헛되게 써버려 낭비한 것들을, 다 세상에 돌려줄 수 있으리라고. 고. 내가 미처 살아보지 못한 삶들에게 돌려줄 수 있으리라고. 이것이 내가 산 삶을, 내가 사랑한 사랑을, 내가 호흡한 숨을 내게 준 세상에 되돌려 주는 나의 선물이 되라라고. I think, that when I die, I can breathe back the breath that made me live. I can give back to the world all that I didn’t do. All that I might have been and couldn’t be. All the choices I didn’t make. All the things I lost and spent and wasted. I can give them back to the world. To the lives that haven’t been lived yet. That will be my gift back to the world that gave me the life I did live, the love I loved, the breath I breathed.”
- Ursula K. Le Guin, The Other Wind
“다음 주에 내가 죽는다는 걸 내가 확실히 안다 해도 나는 여전히 내 책상에 앉아 평정심平靜心을 갖고 내 공부와 연구에 열중할 것이다. 삶과 죽음이 둘이 온전한 하나임을 나는 지금 알고 있는 까닭에서 다. If I knew for certain that I should die next week, I would still be able to sit at my desk all week and study with perfect equanimity, for I know now that life and death make a meaningful whole.”
- Etty Hillesum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을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게 왜 슬픈 일이랴. 축제祝祭가 오래 간다고 그 축제가 더 좋아지는가? 내가 앞으로 살날이 몇 년 안 남았다고 하면 그만큼 내 감각 기능이 예민 해져서 모든 걸 더 깊이 음미하고 만끽할 수 있지… 그리고 내가 떠나기 전에 당장 사랑의 꽃이 필 것이고, 내가 좋은 그림을 세 폭 그리고 (아니면 좋은 글을 세 편 쓴다면) 나는 손에 꽃을 들고 기쁘 게 작별을 고할 것이리. I know I shall not live very long. But why is that so sad? Is a festival more beautiful because it lasts longer? My sensuous perceptions grow sharper, as if I were supposed to take in everything within the few years that will be offered to me... And now love will still blossom for me before I depart, and if I’ve painted three good pictures, then I shall leave gladly with flowers in my hand and my hair.”
- Paula Modersohn-Becker
“나는 희망한다.
내가 내 삶을 살려고 애쓴
내 노력 때문에 뜨거워진
열정을 갖고 죽게 되기를.
i hope i die
warmed
by the life that i tried
to live”
- Nikki Giovanni, “The Life I Led”
“내가 그 일부로 이 경이로운 우주에 속한다는 것만으로 더할 수 없는 영광이다.-죽음조차도 내게서 이 영광을 앗아갈 수 없다. 그 아무것도 내가 삶을 살았다는 사실, 잠시나마 내가 존재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바꿀 수 없다. To me the honor is sufficient of belonging to the universe-such a great universe, so grand a scheme of things. Not even Death can rob me of that honor. For nothing can alter the fact that I have lived; I have been I, if for ever so short a time.”
- W.N.P. Barbellion
“네 삶을 살고, 네 일을 하고, 그런 다음 자축 自祝하라.
Live your life, do your work, then take your hat.”
- Henry David Thoreau, “Conscience”
이상의 열세 마디를 내가 한 마디로 줄인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우주 나그네 코스미안으로서 주어진 이 지구별 에서의 삶을 각자는 각자 대로 제 가슴 뛰는 대로 제 가슴 뛰는 만큼 살아지는 대로 살아보다가 죽어지는 대로 죽어보라는 우리의 우주 여정旅程이리.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