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보헤미안랩소디’ 열풍이다. 12월 3일 기준으로 보헤미안랩소디는 ‘국가부도의 날’에 이은 박스오피스 2위로 총 604만 관객이 관람했다. 이는 이전까지 음악영화 박스오피스 1위였던 레미제라블의 592만 관객을 넘는 기록이다. 600만 명이 관람했지만 여전히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보헤미안랩소디에서 묘사된 퀸의 보컬 프레디머큐리는 완벽하고 천재적인 그의 음악성과는 별도로 매우 불안정한 존재로 묘사된다. 마지막에 라이브에이드공연 장면 전까지 프레디머큐리는 계속 방황한다. 그는 엄한 아버지, 자신을 향한 기대 및 왜곡된 시선에 불안해하며 타인의 사랑을 갈구해왔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순 없지만 나눠줄 순 있다" 프레디머큐리가 성대한 파티를 열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공허함이 외로움을 불러온다며, 공허감을 없애기 위해 술과 사람에 의존하며 현실을 도피했다. 현실도피는 영원할 수 없었고, 결국 프레디머큐리는 다시 공허해진다. 그때 짐 허튼은 프레디머큐리에게 자신을 사랑하라는 한마디 말을 전해준다.
그 후에도 술과 약에 의존해서 스스로를 버리는 프레디머큐리의 방황은 계속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프레디머큐리는 퀸의 동료들마저 떠나보낸다. 만약 이대로 프레디머큐리의 삶이 마무리 되었다면, 그는 그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비운의 천재에 불과했을 뿐 전설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프레디머큐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더 이상 도망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직면했으며 자신을 사랑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퀸의 동료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그렇게 밴드 퀸은 다시 무대에 섰고 라이브에이드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프레드머큐리의 이런 삶의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요즘 사람들은 바쁘게 열심히 산다. 그러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늘 불안하고 우울하며 자기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대신 우리는 늘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우리는 늘 공허하다. 공허를 해소하기 위해 그들은 외적성취로 눈을 돌린다. 하지만 늘어나는 외적성취에서도 그들은 늘 쫓기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실 이를 해소할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밖에 없다. 스스로를 사랑하며 스스로의 삶에 주인공이 되는 것만이 공허를 극복하는 방안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헤미안랩소디의 열풍은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모든 사람이 보헤미안랩소디에서 프레디머큐리가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처럼,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곧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양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