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부모와 자식

노인과 소녀의 사상 로맨스

사진=코스미안뉴스 DB


친애하는 선생님

 

혼자 끅끅 담다 삐져 흘러 선생님께 그냥 수도꼭지 열고 줄줄 흘려드렸는데, 그리 흘려드린 어제의 저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큰 위안이 됩니다. 자꾸 합리화하려는 위안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그간 이런 게 삶이 아니겠어. 내 식대로라 여겼지만 이런 게’ ‘내 식이 그래서 도대체 뭔지 공유하고 파헤칠 수 있는 사람들이 흔치 않아 흐릿해 왔던 바를 선생님께서 서서히 선명히 해주시니 합리화가 아닌 진실된 위안이 됩니다. 선생님이 말씀 주신 3가지 소재로 저도 얘기 나눠 볼게요.

 

1. 부모와 자식의 관계.

제가 이 세상과 우주에 존재할 수 있게 함은 부모님 덕이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소중한 순간과 시간들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제가 부모님의 보호와 지휘아래 살던 청소년기가 끝나고 난 20살 이후에 만나게 된 세상은 그간 보았던 세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물론 청소년기의 저도 저이고 지금 저의 한 부분이지만 순간순간 마주하고 생각하고 정립시키며 그것이 변모했을 수도, 다른 요소들이 추가가 되었을 지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부모님이 받아들이는 세상, 그리고 우주와 제가 보고 흡수하는 그 것은 점점 달라질 터인데, 부모님도 분명 그것을 느끼시며 지금의 연세가 되신 것일 텐데 자신들이 살아가는 우주에 저를 밀어 넣으려 하시는 건지. 부모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감사는 항상 가슴속에 지니겠지만, 다리는 제가 움직이는 대로 움직여 보렵니다.

 

2. (결혼과) 사랑

샘물처럼 흐르도록 하는 것이 참사랑……. 어머님이 제게 하는 사랑의 샘물이 흘러가는 방향이 지금의 방향인거면 어쩌지요. 그러하다면 전 그 샘물이 고여 있는 저수지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럼 그 물은 흐르지 못해 녹조가 낄 텐데요.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고 물을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은 가끔의 비뿐일까요. 그 어느 댐이 가로막던 간에 제 샘물만큼은 그 힘이 어마무시 하여 다 뚫어버리고 싶습니다.

 

3. 레벨과 타이틀

삶에 레벨과 타이틀을 두는 것은 자신을 옭아매는 일입니다. 레벨과 타이틀을 따지는 순간 더 뻔쩍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해 허황된 나, 결국 다수의 타인과 사회를 기준으로 보이기에 아름답고 위대한 아닌 가짜의 가 되는 게 아닐까요. ‘의 겉 포장지를 꾸미는데 급급하여 진정으로 아름다운 자신의 내면을 보지 못한 채.

 

사업을 하다 보니 브랜드의 타이틀과 그 대표로써 사람들에게 멋있게, 있어보이게 비추어질 수 있는 겉표지를 모두가 따집니다. 전 아직 초기이기에 아직 넌 레벨이 안 돼라는 말을 듣고 좌절하다가도 도대체 너희들이 정립시킨 레벨이 뭐길래. 그 레벨의 정확한 지표도 없으면서라고 혼자 꿍얼대다 속말로 엿 먹어라하며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립니다. 제 또래친구들이 취업을 하기 시작하면서 삼성, 신세계, LG, 명품브랜드등의 타이틀을 서로 비교하기도, 가끔은 갖기 부끄러운 타이틀이라며 더 나은 타이틀을 얻기 위해 자신의 레벨을 높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삶의 과정 중 하나이고 그것을 이루었기에 절대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나 그저 타이틀을 떠나 본인 자체로 움직이고 타인 또한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할 텐데요.

 

김미래 드림

 

 

친애하는 미래님.

 

칼릴 지브란의 시 예언자 The Prophet’ 함께 읊어 보아요.

 

당신의 애들이라 하지만

당신의 애들이 아니리오.

언제나 스스로를 그리는

오로지 삶의 자식이리니.

당신을 거쳐서 왔다지만

당신에게서 생겨난 것도

당신의 소유도 아니리오.

애들에게 사랑은 주어도

생각을 줄 수 없음이란

그들 생각 아주 다르고

내일을 꿈꾸기 때문이리.

 

당신이 활이라고 한다면

애들은 당신의 화살이니

그 어떤 과녁을 겨누고

힘껏 활시위 당겨질 때

당신 구부러짐 기뻐하리.

 

망언다사

 

이태상 드림

 

작성 2022.01.20 10:17 수정 2022.01.2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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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