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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오면
첫눈이 오면 나는 섬으로 들어가
뜨끈한 토담집 아랫목에서
삶은 고구마 한 소쿠리 머리맡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을랍니다.
섬이 소록소록
세상으로부터 지워지는 날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
함박눈 아득하여 바다가 하늘이 되면
사립문 열고 그대가 오시겠지요.
따스한 황토방 흙 냄새에 묻혀
우리 그냥 뒹굴 뒹굴
간지럼 태우기나 해요.
그대가 있고
밤새 눈만 펑펑 퍼부으면 그만입니다.
첫눈이 오면 나는 섬으로 들어가
하얀 바다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