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익 전 MBC경남 기자가 경남 지역의 문화예술인 55명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장효익이 만난 문화예술인’이라는 책을 펴냈다. 마산 출신인 저자는 1977년 MBC경남 보도국 기자로 입사한 후 뉴스 앵커, 보도국장, 편성국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뒤 은퇴한 방송인이다. 은퇴 후에는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했으며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을 거쳐 지금은 마산 3·15아트센터 본부장으로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문인협회 회원이자 색소폰 연주에도 일가견이 있는 저자는 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르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위하여 이 책을 냈다고 한다. 마산 예인들과 지역 명사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던 ‘창동 고모령’에서 지인들과 술 한잔하며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는 저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저자가 만난 문화예술인 55명의 스펙트럼은 아주 다양하다. 경남의 혼을 지키는 원로 시인 오하룡, 경찰관 소설가 홍순호 경위, 고향의 풍경을 그리는 원로 화백 박춘성,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 출신 정양자 명인, 극사실주의 회화를 그리는 서양화가 손희숙, 노동환 기타리스트, 대금 연주자 경남1호 송철민, 도예가 남치성, 원로 음악가 장기홍, 산티아고 도보순례 수필가 조정자, 신식 할머니 피아노 교육자 정영숙, 서정 수필의 거목 정목일, 연극 베테랑 문종근, 추억의 음악다방 그때 그 DJ오빠 최인락, 통영항 그리기 40년 김광훈 화백, 문신미술관 명예관장 최성숙, 문화예술의 통큰 후원자 최충경 회장 등이 눈길을 끈다.
경남의 혼을 지키는 오하룡 원로 시인은 마산 창동의 '고모령'에서 있었던 일화를 이 책에서 소개한다. 오 시인에 따르면 저녁때면 일과처럼 작은 골목술집에 문인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오 시인은 고모령에 들리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였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마산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3.15 민주화 항쟁과 부마사태가 있었던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시조시인 이은상, 아동문학가 이원수, 작곡가 조두남, 화가 문신을 비롯한 걸출한 문인예술가들을 배출한 예향이기도 하다. 마산 오동동에서 태어나 교육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함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한 저자는 태생적인 경남인이고 마산인이다.
'정효익이 만난 문화예술인'을 통하여 독자들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향토적 서정이 묻어나는 문인 예술가들의 향기가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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