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는 사악함이 없다] 또 태초의 아침

윤동주

사진=코스미안뉴스

 


 


또 태초의 아침



하얗게 눈이 덮이었고

전신주가 잉잉 울어

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

 

무슨 계시일까.

 

빨리

봄이 오면

죄를 짓고

눈이

밝아

 

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 

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 

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 점 부끄럼이 살다간 민족시인




서문강 기자
작성 2019.01.01 13:24 수정 2019.01.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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