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봉의 생태시 읽기] 시 농사






시 농사

- 서정과 온기

  

 

저는 포도농사꾼입니다

시 농사도 짓습니다

포도밭 예술제를 열었습니다

이런 저를 포도밭 시인이라 불렀습니다

 

바흐나 모차르트 음악을 듣고 자란

900여 달빛 포도나무들

소리에 옷을 입혀 혼을 불어넣듯

나무들은 자다가도 일어나

포도밭합창을 하였습니다

 

그 나무들 지금은 공복입니다

저도 공복입니다

 

빨간 태양만 이글거리는 왕숙천에서

달팽이만 잡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바람입니다

어제처럼 떠돌다 어제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시작노트]

포도밭 폐원을 하였습니다. 바흐나 모차르트의 눈물은 어찌할까요. 저 어수룩 공허한 매화의 눈초리, 위장을 비워버린 왕숙천의 바람, 벅찬 심호흡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인 류기봉]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1.11 08:25 수정 2019.01.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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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