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80대 노인과 20대 소녀의 사상로맨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친애하는 미래님.

 

정말 하나를 보면 다 알 수 있다고 추일사가지推一事可知란 말이 있고, 불경에는 평상시에 품은 마음이 곧 도라고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는 말도 있지만 미래님의 이해와 풀이는 참으로 경이롭도록 심오하고 명철하시네요.

 

흔히 서로 마주 보며 눈싸움 또는 기싸움하면서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의심 내지 기피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의 내면을 관찰하면서 겸손이라는 점퍼를 걸친 진심이라는 어린애를 내세워 상대를 바라보는 의미로 해석하심이 놀랍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속담의 point는 김미래 님의 지적처럼 fromat, 주격과 목적격의 차이로, 미국 작가 헨리 밀러Henry Miller(1957)의 말처럼 어느 누구의 여행에서든 그의 행선지는 결코 그 어떤 장소이기 보다는 여행자가 사물을 바라보는 하나의 새로운 시각과 관점이다. One's destination is never a place but rather a new way of looking at things.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그래서 내가 어레인보우영문판 ‘Cosmos Cantata: A Seeker's Cosmic JourneyAfterword: All's Wondrous Serendipity’에서 언급했듯이, “여행기는 여행지에 관한 기록이기보다는 여행자 자신에 관한 것이다. We can take a hint from a truism that a traveler's writings say more about the traveler than about the place travel to.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20170325

태상 드림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친애하는 선생님,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슬란드의 밴드, Sigurros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희망어라는 언어를 창조하여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로 노래를 부릅니다. 의미를 알 수 없기에 측정 불가능한 우주의 무한함을 들려줍니다. 그래서 전 아이슬란드는 지구 내 우주라 꿈꿉니다. 작년 11, 이들이 내한을 하였었습니다. 2달 전부터 예매를 하여 그들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요. 항상 이어폰으로만 듣던 그들의 음성을 직접 듣는 그때, 마치 허공에 떠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니콘의 꼬리를 본 듯 했습니다. 그 꼬리는 무지개 색에 따스한 파스텔 톤을 입힌 지구상에서는 볼 수 없는 비단 이상의 찰랑임이었습니다. 극치의 아름다움의 전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세속을 벗어난 저 멀리 이상세계를 보고 싶은 저의 간절함에 그들의 노래가 유니콘의 꼬리를 볼 수 있게 허용한 듯합니다. 그 공연장 안의 공기와 소리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Sigur Rós - Hoppípolla, 한번 들어보셔요! 도대체 그들이 태어난 아이슬란드는 어떠한 곳이기에 저들은 저리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정답도, 오답도 없는 그저 평생 의문점으로 남을 무한함을.

 

20170325

김미래 드림


작성 2022.04.07 11:17 수정 2022.04.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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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