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사변] 80대 노인과 20대 소녀의 사상로맨스

느낌의 지각이 현실Perception is reality

이태상, 김미래


경애하는 미래 님

 

주말까지 기다릴 수 없어 점심시간 직장 앞 길 건너에 있는 공원에서 봄비를 맞으며 Sigur - Rós Hoppípolla를 듣다 돌아와 몇 자 적습니다.

 

저더러 한번 들어보라며 도대체 그들이 태어난 아이슬란드는 어떠한 곳이기에 저들은 저리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정답도, 오답도 없는 그저 평생 의문점으로 남을 무한함을.”이라고 메일을 끝맺으셨는데, WOW! 이처럼 종교철학적으로 영적spiritually이면서 시적으로poetically 아름다운 우주의 신비를 절묘하게 묘사한 말과 글을 제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들어 본 적이 없답니다. 진정으로 경탄의 탄성을 내지르며 진심으로 경배해 마지않을 뿐입니다. ‘제 눈에 안경Beauty is in the eyes of the beholder.이라 하듯이 음악도 듣기 나름Music, too, is in the ears of the listener.라고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흔히 꿈보다 해몽이라 하고, 영어로는 느낌의 지각이 현실Perception is reality이라 하지만, 김미래 님의 증언은 다름 아닌 김미래 님 자신의 자서시요 자작 초상화가 아니겠습니까. 미래님의 귀인 오빠께서도 사무실에 앉아 말씀하신다고 했죠.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를 꼭 한번 보고 싶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분은 어떨까.”하고 하면서 우주가 제게 오로라를 하사하시어 아름다이 휘감아주는 듯합니다.”라고 하셨지만 실은 그 정반대인 것 아닐까요. 미래님이 우리 두 사람의 오로라일 테니까요! 아니 우리 모두가 오로라 무지개배를 타고 무궁무진 억겁무량의 코스모스 바다로 환상적이랄지 몽환적이랄지 황홀한 여행을 하고 있는 코스미안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이슬란드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이 지구 내 우주코스모스 동산이란 말이지요. 우리 각자가 오로라임을 자각할 때 이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겠지요.

 

퇴근 시간이라 이만 줄이겠습니다.

 

 

20170325

이태상 드림

 

 

친애하는 선생님

 

저뿐만 아니라 제 귀인님께도 선생님은 이미 아름다운 오로라이십니다! 오빠에게 선생님의 이야기와 글을 보여드렸습니다. 저를 풍요롭게 감싸는 수호신의 선생님의 글이 오빠에게도 아름다운 수호신이 되어 에너지를 전달해 줄 수 있을 생각에. 오빠가 선생님께 전하고 싶다 답신 주셨습니다.

 

“20살 나에게 오로라였던, 신사동 가로수에서 잔잔한 음악과 아메리카노 한잔, 그리고 눈물과 마주치게 해주는 글귀가, 또 다른 오로라를 보게 해주네요. 우리자신이 오로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맑아지고 힘이 납니다.”

 

오빠는 항상 글을 쓰실 때 문법적인 쉼표와 띄어쓰기를 무시하시고 숨을 두고 싶은 곳에 쉼표를 두시고 의미를 하나로 통합하여 들려주고 싶은 단어들을 붙여 적으십니다. 그래서인지 오빠의 Instagram 게시글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진중히 보내주시는 글은 읽을 때마다 왠지 모를 이상한 기운을 맴돌게 합니다. 마치 시인 이상이 말의 속도감을 시에 표현한 듯 질주하다가도 쉬어가지요.

 

오랫동안 감성이 뭔지, 그게 돈 벌고 일하는데 뭐가 중요하겠느냐며 글자를 단순히 글자로만, 사물도 그저 그 사물대로만 봐왔던 저에게 선생님은 현실 그 이상의 세계를 선사해주셨습니다. 오로라가 아름다운 데에는 한 가지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들이 오묘히 조화를 이루며 출렁이기 때문이겠지요. 선생님이 김미래의 색에 이태상의 색을 조화시켜주시어 서로가 한층 더 아름다워짐과 같이, 저도 아름다운 오로라에 제 색의 빛을 비출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170325

김미래 드림 



작성 2022.04.13 11:37 수정 2022.04.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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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