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VOW=현주 기자]
[세상소리뉴스=VOICE OF WORLD] 들어오는 정부와 떠나는 정부 간의 상반된 감정이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집 비우기’를 며칠 앞두고 화제거리다.
하나는 윤석열 당선인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가십거리를 생산하는, 방송인 김어준 씨와 청와대 의전비서관 탁현면 씨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외교장관 공관에 있는 나무 하나를 둘러 싼 가십이다. “저 나무 잘라야 겠구먼”이란 김건희 여사 발언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이다.
다른 하나는 문 대통령이 곧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 거처를 비워야하는 상황에, 그의 측근들 중심으로 번지는 소위 ‘위드 문재인’ 캠페인이다.
지난 3-4일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잘하고 있다’ 45%, ‘잘못하고 있다’ 51%다. 나쁘지 않은 평가다.
그래서인지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위드 문재인’ 캠페인을 오픈했다. 윤건영 의원이 제안을 했다. 고민정 의원이 SNS에 문 대통령과 찍은 “사진 몇 장” 공유했다. 윤 의원도 SNS에 다시 “추억이 담긴 사진을 올려달라” 요청한 상태다.
이쯤, ‘저 나무 잘라야겠구만’ ‘위드 문재인’ 두 화두를 묶는 이유는, 들어올 분에는 ‘저 나무 잘랐으면’ 표현과 나갈 분에는 ‘위드’ 표현을, 대립 구도보다 동시 이행하는 상징성이다.
문 대통령은 사저로 내려가 ‘평온한 삶’을 희망하는데, 그 측근들이 자꾸 그를 소환하고 있고, 거추장스러운 건 ‘잘라야’ 좋다는 측에 대해 가십거리를 생산하는 측도 문 대통령을 소환하는 쪽이다.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는 탁현민 씨는 소환하는 측과 가십거리 측 모두에 속해, 문 대통령을 소환하며 그를 지극히 위하는 인물이다.
나라에서 비싼 돈 주고, 그 대가로 나라를 위해 열정을 다해야 할 분이 모시던 분에 충의를 보이는 건 훌륭한 자세이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희희낙락 가십거리를 증폭해, 자기들 감정 즐기고 다른 사람들을 자극해 선동하려 한다면, 그 의도는 딱하기는 하지만 성격이라고 치자.
편히 쉬고 싶다는 분, 편하게 살게 두시고, 잘라야 좋겠다는 분, 원하는 대로 해주시는 것도 도리다 싶다. 이도 성격 탓이라고 치자.
두 가지 대단한 일도 아닌데, 원하시는 대로 하면 되는 일이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고 듣게 되는 상황이 일반인들에게 불편할 뿐이다.
탁 비서관이 김건희 여사가 “외교부 공관 정원에 있는 나무를 자르면 좋겠네요”라고 한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들으면 들은 거지, 들은 걸 입에 담고 있으면 좀이 쑤시는가 싶다. 남은 모르는 걸 들었던 게 대단하긴 하다.
김어준 씨도 박자를 맞춘다. 공관내 해당 나무 사진을 보이며, “이 나무 맞지 않냐. 자르라고 했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걸 어디선가 들었지?”라며 추임새 역할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질문에 목말라 했던, 탁 비서관은 “사진 어떻게 입수했냐”며, “나무를 자르면 좋겠네요”라는 말을 자신도 들었단다.
여기까지는 꿍짝이 잘 맞는 편이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이전TF’ 팀이 이와 관련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그 다음이 탁 비서관이 새로 들은 얘기를 쏟아내는 대목이다. “외교부 장관 공관이 1970년도에 지어졌다.... 저 나무가 옮겨 심을 수 없다고 한다. 뿌리가 깊게 퍼져 있어서. 수명도 100년 정도 됐다”더라.
확신을 위해 조사를 한 모양이다. ‘잘라야 좋겠다’ 이유에 상반되는 대목을 은근슬쩍 흘리는 스타일을 즐긴다. 이쯤 해서, 이제 다른 얘기를 하고 싶은 모양새다.
“최근 공관을 다녀왔는데,... 외교부 장관 사모님이 무척 화가 나셨다. 화가 난 이유는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이 70대 노인이라고 이야기해서다.”
그 분이 “되게 젊어 보이신다. 에너지도 많으시고. ‘나를 70대 노인이라고 쓴 거 알아요?’라고 하셨다. 이모저모로 화는 나신 상태다”라고 전했다.
“화가 나신 상태”인지 만난 사람이 말한 거니 그러려니 치자. 다만 ‘70대’라 언급한 여론에 대해 뭔가 말하고 싶은 탁 비서관의 불편한 심리다.
‘70’대 언급은 지난 2일 우상호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주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게 직접 들었다.... 김건희 씨가 강아지를 안고 와서 70대가 넘은 외교부 장관 사모님에게
‘이 안을 둘러봐야 하니 잠깐 나가 있어 달라’고 해서 정 장관 부인이 바깥 정원에 나가 계셨고, 그 안을 둘러봤다고 들었다. 그래서 정 장관 부인이 상당히 불쾌해 했다”고 전달했다.
이 부분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허무맹랑한 날조”라며 우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상황을 보건데 다 남의 말이다. 직접 만나 확인한 분은, 본인 말대로, 탁 비서관 뿐이다. 그것도 ‘자르라’ 나무 관련 얘기는 들은 거고, 100년 이상 돼 ‘자를 수 없는’ 얘기만 했다.
결국 화두는 탁 비서관이 직접 만나 들은 ‘70대’ 얘기다. 그가 들었다는 ‘나무’ 얘기는 한물간 지난 얘기고, 이제 직접 들었다는 ‘70대’ 가십으로 선회한 셈이다.
‘청와대 안들어 가겠다’는 윤 당선인 측에 불만이 가득 찬 모습이다. 상대 나라 쪽에서 요청해, 두 나라와의 외교적 만남이 문 대통령 마지막 일정까지 언급하며,
‘청와대 안들어 가겠다’는 윤 당선인 측을 향해서인지, “다들 ‘너무 한거 아니냐’”는 불만을 표시했다.
일정 그대로 소화하시며 마지막까지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하시는 문 대통령의 아름다운 모습이 좋다.
“다들 ‘너무 한거 아니냐’”는 탁 비서관의 불평 이유에 대해, 오히려 탁 비서관이 ‘너무 한거 아니냐’는 반문이 생긴다.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해를 끼친 것도 아닌 듯하고, 비비 꼬여 있는 심기부터 다스려야 화병이 안날텐 데 하는 우려는 있다.
‘위드 문재인’ 캠페인에 동참하면 화병이 없어지려나. 가실 분 잘 보내 원하시는 ‘편안한 삶’ 사시고, 들어오실 분 ‘걸리적거리는 거 잘라야’도 동시에 받아들이자.
‘저 나무 잘라야겠구만’, ‘위드 문재인’ 하자. 'Better Cut the Tree, With Moon Jae-in' 뭐 그렇게 어렵나. 문제를 만드는 측이 고민하려고 더 고생한다.
현주 기자 sockopower@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