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매봉산 '바람의 언덕' 척박한 산꼭대기에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윙윙 돌고 있다. 봄 가뭄이 심해 고랭지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이곳의 하늘은 지금 가을처럼 코발트색이다.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은 백두대간에 속하는 산으로 정상 바로 아래까지 차가 올라간다. 바람의 언덕 주변은 온통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다락밭이다. 뙤약볕 아래 밭에서 작은 포크레인으로 돌을 골라내고 있는 풍경이 수고로워 보인다.
바람의 언덕에 주차를 해두고 전망대 쪽으로 오르는 길가에 올망졸망 핀 민들레와 철쭉, 병꽃 등의 야생화가 지친 나그네를 반긴다. 추운 고산지대라 5월 말에 철쭉이 피었다.
여기 매봉산에 오니 사람들이 왜 산으로 산으로 가는지를 알겠다. 단순히 거기 산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또 다른 뮌가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도시 생활에 지친 심신의 피난처가 이곳 백두대간이 아닐까. 자연의 허허로움과 개미처럼 일하는 인간들의 삶이 교차하는 곳이 이곳 바람의 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