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등 학교에서는 학교를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법률상으로 아무런 자격이 없는 부장교사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일종의 직능 참모조직이다. 학교의 조직상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관리자의 역할 수행하고, 세분화된 업무활동의 분담, 하위조직의 부서 간, 단위 부서 내, 학년 간, 단위 학년 내의 인적 물적 자원의 조정을 통해 교육목표 달성의 효율화 기여, 부장교사제로 인한 승진 기회 부여, 교사간의 존중 욕구 충족, 직무의 만족감을 동기부여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업무상 기능부장과 학년부장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부장교사의 임용규정에 의하면, ‘부장교사는 학교장, 교감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대행한다.’라고 되어 있다. 부장교사는 학교조직 내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효율적인 학교운영에 기여하는 위치이다. 그러나 부장교사는 학교관리자의 경영관에 의해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많은 학교가 교육혁신으로 새로운 학교문화 풍토가 조성되어 폐쇄된 명령의 지시 전달 체제에서 민주적인 참신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종래 관료적인 운영방식에서 기업의 경영관리 시스템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관리자들이 힘들여 올라온 자리이기에 힘들여 올라온 자리에 대한 우월감을 과시하려는 비민주적인 경영방식이 문제이다. 시대는 개방화되고 전문화되어서 독선적인 경영방식 폐단을 지양하고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민주적인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교육에 반영하여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시대가 변했는데 관리자의 의식이 변화되지 않는 경영자가 문제다. 최근의 교육지식을 배우고 현장에 부임한 초임교사들은 배운 지식과 현장의 괴리감 때문에 교단에 대한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현장은 일치해야 한다. 그게 선진 교육으로 가는 길이다. 승진 대열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공명정대한 경쟁에 의해 선발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승진 규정은 해마다 바뀐다. 시대 변화에 따라 요구 층이 다양해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하더라도 조령모개식의 승진규정으로 이리저리 흔들거리니 거기에 따라 눈치작전과 승진 규정의 불합리한 점에 맞추어 움직이려니 승진하려는 교사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승진 점수를 따기 위해 친분이 두터운 관리자 앞에 줄서기가 이어진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공정률이 아니라 부정의 소지가 예견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관리자의 비위 맞추기 등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아부문화가 여기서 벌여진다. 그렇게 어렵사리 승진 한 관리자는 자신이 해왔던 대로 보상받기 위해 거드름을 피우며 대접받기를 원하는 아부문화재생산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부장교사는 교장의 눈치 보기에 바쁘다. 부장교사 승진 점수를 따야지 근무평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지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진다. 문제는 열심히 일하는 교사가 승진임용의 혜택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관리자와의 친분으로 맺어진 조직이 일한 대가와는 관계가 없어질 우려가 많다. “재주가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받는다”는 속담대로 이루질 개연성이 있고, 동료교사를 짓밟아야 승진의 대열에 끼일 수 있는 폐단이 예견되어 있다.
교사들의 승진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염불보다는 잿밥에 신경 쓰니 어린이 교육을 위한 참 스승상 보다는 높은 자리 차지하기 위한 욕망의 격전장이 되어 교육의 질적, 물적 손실이 크다. 좀 더 과학적인 승진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서로 화합하고 신바람 나는 학교문화 조성은 이상론일까? 어린이를 가르치는 보람과 교사 간에 도우며 웃고 즐겁게 지내는 교육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승진 욕구에 혈안이 되어 관리자의 꼭두각시 역할로 보이거나 교사 동태를 살피는 비밀첩보원 역할의 부장교사상으로 보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훌륭한 인격을 갖춘 모범 선배이자 멘토가 되는 긍정적인 선배교사로서의 부장교사상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진제도를 승진시험제도로 바꾸거나 업적 중심 제도, 전문직으로서의 연수실적을 높이 평가하여 승진에 반영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제도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선진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바람직한 승진제도라고 본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