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래, 괜찮다고

도서출판 꿈공장 플러스가 시집 <다들 그래, 괜찮다고>를 출간했다. 저자 신민규 시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마음을 시집에 가득 담았다. 사랑, 취업, 사회생활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는 답답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속내용

장례식장에서

 

급작스러운 죽음이었다

 

도착한 화환들의

숨 고르는 소리 들으며

바쁘게 들어서는 입구

 

화환이 끝나는 복도 구석에

한 남자가 있다

물 밖에 던져진 물고기처럼

벽에 얼굴을 묻고 끄윽끄윽 울고 있다

 

죽은 사람이 훌쩍 넘어가버린 벽

산 사람이 그 너머로 던지지 못한

편지 몇 장이 기대어 젖고 있다

 

사람의 뒷모습은 평평해서

그제서야 적고 싶은 말이 떠오르곤 한다

 

 

취준생 여름 나기

 

더운 여름날

공부하기 편한 반팔 몇 장 사러

들른 옷가게엔

 

작은 것부터 큰 순서로

정렬된 티셔츠

할인이 몇 번 되어서

가격표가 여러 장 붙어 있다

다음번에는 한 장 더 붙으려나

 

졸업한 지 몇 개월

뜯어진 달력들은 나에게 붙는다

내년이면 나는 얼마일까

나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구석 할인 매대에는

끝까지 팔리지 못한 옷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

새 옷을 사고

새롭지 않은 풍경을 걷는 길

 

졸업하고 뭘 하셨습니까

면접관이 공백의 의미를 묻는다면

나는 공백 없는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잘 알기 위해서

 

도서관 빈자리에 앉는다

이런 날에 의자라도 없으면

주저앉아 버릴 것 같아서


서하은 기자
작성 2019.01.20 12:57 수정 2019.01.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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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