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싶다] 항동철길에서

여계봉 선임기자


항동철길에서




기차가 떠난

녹슨 철길에는

초록의 풀들만 무성하고


철길 위로 내려앉은

한낮의 여름은 

기찻길을 따라 흘러간다


나란히 마주보며 달린

수십년 애증의 동행도

첫사랑 설렘이 깃든 추억도

멈추어 선 지 이미 오래


해가 뜨고 지고 

계절이 수십번 바뀌면서

흘러간 세월만큼 

얼마나 많은

만남과 이별이 쌓였던가


이제

지난 세월 부여잡고

섬처럼 들어앉아

시간마저 멈추어버린 

너는 시를 닮았다


비록

종착역에 내리지 못할지라도

너를 따라 타박타박 

하염없이 걸으리



 *'항동철길’은 1호선 오류동역을 출발해서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지는 6km의 지선철도로 화물철도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철도였는데, 지금은 군수열차가 1주일에 한두번만 운행한다. 철로 옆에는 서울시 최초의 수목원인 '푸른수목원'이 있다.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작성 2022.08.12 10:19 수정 2022.08.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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