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칼럼] 항일抗日, 지일知日 그리고 극일克日

김태식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몸을 바쳤던 독립지사들은 항일투사였다. 무조건적으로 일본에 대해 항거를 했고 일본이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오로지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을 했다. 그분들의 숭고한 항일정신이 있었기에 독립을 얻었고 우리는 지금 번영을 누리며 잘살고 있다. 

 

내 나라에 들어온 이방인들이 주인행세를 하는 꼴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주권을 찾아야 했고 독립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목적만으로 일본에 대항해 싸워 마침내 독립을 일궈 냈다. 

 

이제 우리는 이와 같은 항일 정신을 넘어 의식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켜 일본을 알아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일본을 말할 때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서로를 잘 아는듯하면서도 모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오랫동안 애증愛憎의 관계였다. 일본인, 그들은 한국을 침략했음은 물론이고 아시아 주변국들을 침탈하여 고통을 주었음에도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했다. 즉 아시아를 서양의 강대국들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다소 정신병적인 항변을 하는 나라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꽃다운 아가씨를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전쟁터에 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사과는커녕 변명하고 툭하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내뱉는다. 또한 한국을 자기네들이 근대화시켜 주었다는 망언을 하는가에 대해 그들의 의도를 아는데 주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곧 일본이 어떤 나라인가를 아는 한 부분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30여 년 전에 그들은 이미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주었다. 일본 내의 분열을 막기 위해 조용한 나라 조선을 침략했다. 우리의 조국 산하를 피로 물들인 임진왜란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인명피해를 남긴 전쟁이었다. 남의 나라를 침범하여 살인, 문화재의 파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국보급 문화재를 가져갔다. 게다가 우리 고유의 기술을 가진 도자기 기술자를 납치해 갔다.

 

그분들이 만든 도자기를 자기들 고유의 보물처럼 중히 여긴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의 김치를 일본 고유의 음식처럼 전 세계에 알리기도 한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남의 물건을 베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모방의 천재라고나 할까? 그들이 쓰고 있는 일본어 문자도 중국의 한자의 한 부분을 떼어서 만들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다. 

 

일본을 차근차근 알아야 한다. 수년 전에 일본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 어느 여자 연예인이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듣고 박수를 쳤다고 해서 발끈했던 적이 있다. 그녀는 몰라서 그랬다고 변명했지만 일본에서 오랜 동안생활한 사람이 몰랐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왜 그 노래를 듣고 박수를 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다음에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지일知日이 절실하다. 

 

몇 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회는 우리 온 국민들에게 크나큰 기쁨을 안겨 주었다. 여기에는 일본을 제압했던 두 번의 경기가 압권이었다.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을 이겼다는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 유독 일본에게만은 져서는 안 된다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가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고 싶다. 여러 면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받는 야구에서 일본을 이긴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더할 수 없는 기쁨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것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선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제 기술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서는 분야가 꽤나 많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반도체와 조선 분야에서는 앞선 지 오래되었고, 석유시추선 부문에서는 절대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공업 수준을 보면 우리는 훨씬 뒤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를테면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보면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13명이나 배출한 일본에 비해 우리는 아직 단 한 명도 없다. 일본이 2명을 탄생시킨 노벨문학상도 우리나라에는 없다. 

 

운동경기를 해서 일본을 이긴다는 것도 즐겁고 희망적인 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에 덧붙여 경제적으로나 지식적으로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서 일본을 앞서는 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누르고 그들 위에 올라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김태식]

한국해양대학교 대학원

선박기관시스템 공학과 졸업(공학석사)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울산신문 신춘문예(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작성 2022.11.01 11:07 수정 2022.11.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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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