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퇴진 촛불시위는 삼세번의 목동 프레임에 갇혔다

차정식의 칼럼, 읽어주는 사자성어삼국지

이태원 참사 국민애도기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5일 촛불승리전환행동이란 단체가 재빨리 광화문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의원들도 집회에 이름을 올려 이번 참사를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해야한다고 외쳤으나 경찰 추산 9,000명만 모인 아주 초라한 집회가 되고 말았다. 민주당이 그동안 촛불집회로 얻은 것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기대에 못 미치고 말았으니 역시 세상일이란 마음대로 되는 일 없고 쉬운 일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초반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촛불시위로 힘이 빠지면서 국정동력을 상실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촛불시위로 정권이 와해되면서 구속까지 당했으나 이번 이태원 참사를 빌미로 벌인 민주당의 촛불선동은 늑대가 나타났다는 목동의 장난처럼 삼세번의 목동 프레임에 갇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옛사람들은 삼세번이면 호랑이 박이 벌어진다고 했다. 두 번을 실패해도 삼세번에 다시 정신과 힘을 집중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의미와 또 같은 수단에 한두 번이야 당하지만 삼세번에는 당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서유기에는 삼세번의 사자성어가 나온다.

불경을 가지러 서방으로 가는 삼장법사의 서역길에는 이미 삼장의 고기를 한 점만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곳곳에서 요괴들이 그를 노리고 있었다.

백호산의 요괴가 젊은 여자로 변신한 뒤 음식으로 삼장을 유혹하여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눈치 빠른 손오공이 머리를 쳐서 죽였다. 그러나 요괴에게는 해시법(解屍法)이란 수단이 있어 진짜 몸은 달아나고 여의봉에 맞은 가짜 머리만 땅에 떨어졌다.

나름 살인의 현장을 목격한 삼장법사는 너무 놀라 흉악한 자는 떠나라고 했으나 손오공은 요괴의 머리가 가짜라고 설득하여 겨우 축출을 면했다.

 

잠시 후 간도 크게 요괴는 다시 팔순 노파로 변신하여 만두죽장(灣頭竹杖: 손잡이가 굽은 대나무 지팡이)을 짚고 딸을 찾는다며 울면서 왔다.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을 손오공이 살펴보니 역시 요괴였다.

더 말하지도 않고 여의봉으로 머리를 내려치니 요괴는 여의봉을 보자마자 원신을 빼내 탈신한 뒤 가짜 시신만 길섶에 남겼다.

삼장이 말에서 내려 멍하니 섰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무라자 손오공은 요괴가 남긴 해골 한무더기를 보여주면서 살인이 아님을 주장했다.

 

정말 대담한 요괴는 또다시 늙은 노인으로 변신하여 손으로는 염주를 굴리고 불경을 외면서 딸과 할멈을 찾으러왔다고 말했다. 같은 요괴라는 것을 안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요괴를 쳐 넘어뜨리니 삼장은 놀라 말문을 닫았다.

이번에는 요괴가 빠져나간 한 무더기 해골더미를 요괴의 잔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삼장은 믿지를 않았다. 살인자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꾸짖으니 손오공이 말했다.

사불과삼(事不過三)이란 속담대로 제가 삼세번에도 가지 않으면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할 것 같아 떠납니다.”

 

사불과삼(事不過三) 삼세번을 넘기는 일은 없다.

 

손오공은 삼장법사의 삼세번 축출 명령을 견디지 못하고 떠났다.

 

삼국지의 장비는 같은 수단에 한 번은 속았으나 두 번째는 당하지 않았다.

와구관에서 위나라 장합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장비가 부장 뇌동을 출진시켰다.

장합은 이미 산골짜기 양편에 군사를 매복시켜놓고 뇌동을 골짜기로 유인하여 매복군으로 퇴로를 차단하니 포위된 뇌동은 장합과 싸우다 전사했다.

다음날 장비가 출진하자 장합이 또 10여 합을 싸우다 거짓으로 패하여 유인하니 장비는 마보군을 이끌고 추격했다.

그러나 장비는 실수를 두 번하지 않았다.

미리 위연을 시켜 수레 10여 대에 땔감을 준비해두었다가 양편 골짜기의 오솔길을 막고 불을 질러 매복군을 차단했다. 매복의 도움을 받지 못한 장합은 대패하여 와구관으로 달아났다.

 

장비는 대비를 하여 같은 수단에 두 번을 당하지 않았으나 보통 사람의 경우는 여러 번을 속고서야 비로소 확고한 경각심을 가진다. 마치 목동의 거짓말에 여러 번 속은 마을 사람들처럼 삼세번에는 정말 늑대가 나타나도 달려오지 않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를 빌미로 시작한 촛불집회가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을 거쳐 삼세번째 선동인데 이번에도 전 국민의 호응을 얻어 시위가 성공하기를 기대했다면 그건 너무 야무진 꿈이다. 괜히 추운 광화문에서 비 맞아가며 늑대가 왔다고 아무리 외쳐도 사람들에게는 삼세번의 일이다.


작성 2022.11.14 09:19 수정 2022.11.14 09:19

RSS피드 기사제공처 : 출판교육문화 뉴스 / 등록기자: ipec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