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계절의 변화와 절기 이야기, 11월-따스한 기온 아래 우리는 겨울을 맞이했다

겨울이 시작되는 날, 입동(立冬)

첫눈이 내리는 추운 날, 소설(小雪)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와 까치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김서연 사무국 인턴 기자] 수능 한파라는 말이 있다. 수능을 치는 날이 다가오면 유독 찬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수능이 지나고 나면 두꺼운 겉옷을 꺼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수능 날 다리까지 덮는 긴 패딩을 입는 수험생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말이다. 혹자는 수능이라는 전국적인 대 시험에 수많은 사람이 기도를 올려 이를 들어주러 온 여러 신들이 한국으로 몰려와 수능 날이 추운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재미로 듣기에는 퍽 흥미로운 이야기다. 하지만 수능 한파가 몰려오는 가장 큰 이유는 수능이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11월 7일, ‘입동(立冬)’이었다. 24개의 절기 중 열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입동은 한자 그대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우리가 사계절을 나눌 때 겨울을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로 보지만, 절기로 보았을 때는 이미 겨울이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가진다. 예나 지금이나 한 해를 보낼 때 가장 많은 대비를 해야 하고, 대비를 하더라도 잘 보내기가 어려운 시기가 바로 겨울이다. 그런 겨울이 시작됨을 알리는 입동이야말로 한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한 시작점인 것이다.


겨울의 시작은 곧 가을의 끝을 의미한다. 입동이 되면 가을을 수놓던 낙엽이 지기 시작한다. 지기 전 낙엽은 가장 진하고 선명한 색을 뽐내며 우리의 가을을 화려하게 마무리 짓고, 겨울을 찬란하게 맞이한다. 우리의 겨울은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들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을 울긋불긋 수놓은 단풍과 함께 시작하는 것이다.


바로 어제 11월 22일, 우리는 ‘소설(小雪)’을 맞이했다. 겨울이 시작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는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에 다다랐다. 소설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작은 눈’이다. 너무 작고 귀여운 느낌이 들어 좋아하는 절기 중 하나다. 하지만, 소설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말 그대로 첫‘눈’이 내릴 만큼 날이 추워지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은 소설이 오면 월동준비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소설이 다가오면 이집 저집 김장 준비에 열을 올린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김장하러 가야 한다며 친구들도 주말마다 할머니 댁으로 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이 재미있는 점은 바로 소설이 추울수록 보리농사가 잘된다는 속설 덕분이다. 과거에는 가을에 추수한 쌀로 이듬해 여름까지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봄이면 지난해 수확한 쌀이 떨어져 ‘보릿고개’가 찾아오게 되는데, 이 시기를 지나 추수하기 전까지 버티기 위해서 보리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보리는 우리나라에서 쌀 다음가는 곡물 중 하나였기에, 보리농사를 기원하는 속설도 있었다. 소설이 추울수록 보리농사가 잘된다는 속설 때문일까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이번 11월은 절기상 겨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잠시 추워지는 듯했으나, 이내 따스한 날씨로 돌아왔다. 두꺼운 겉옷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지는 날도 있었다. 참 신기하다. 시간은 빠르게 달려 겨울이 되었는데, 아직 날씨는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다 다 되지 않은 것만 같다. 아직 날은 따뜻하지만, 겨울이 시작된 11월, 남은 날 동안 어떻게 겨울을 맞이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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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사무국 인턴 기자 ddallemi74@naver.com
작성 2022.11.23 14:30 수정 2022.11.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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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