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청소년의회 뉴스 / 금정아 기자] 우리는 흔히 투표로 선출한 대표자들이 ‘우리 말을 듣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한 지역구에서 지역구 의원이 당선되면, 그 지역구 내의 주민들은 그 지역구 의원이 자신들이 속한 지역구에 이득이 되는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지역구 대표자들은 유권자들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으며,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대표자들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뜻을 최우선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대표자가 유권자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국민과 대표자와의 관계를 통해 살펴보자.
투표를 통해 선출한 대표가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지 여부는 그 나라의 헌법이 국민과 대표자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 즉 ‘기속 위임’인가 ‘자유 위임’인가에 따라 다르다. 먼저, ‘기속 위임’의 원리란 ‘인민주권론’에 근거하여, 대표자인 국회의원 등은 자기를 선출한 지역구 주민의 지시나 명령에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원리이다. ‘인민주권론’이란, 주권자를 국민 개개인으로 보는 입장인데, 이에 따르면, 국민 개개인이 주권에 대한 지분을 가지므로 직접민주제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나라마다 인구수가 많고 민의가 다양한 현대에서는 직접민주제의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대의제를 시행하되 직접민주제에 가까운 효과를 거두기 위해 국민과 대표자 간의 관계에 있어서 대표자가 자신을 선출한 선거인들의 지시나 명령에 따르고 그들의 의사를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자유 위임’의 원리란, ‘국민주권론’에 근거하여, 대표자가 국민 전체의 의사로 추정되는 것을 따라야 한다는 원리이다. ‘국민주권론’에 따르면, 주권자인 국민은 집합적이고 불가분한 존재인데, 국민 전체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개인들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추상적 실체에 해당하므로 구성원 개개인들의 의사와 독립된 별개의 의사를 가진다. 따라서, 그 의사는 대의제 하에서 대표자에 의해 표명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유위임의 경우에는 국민 전체의 의사에 따라 국가권력의 행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국민의 일부의 지시나 명령에 따라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헌법 제46조 제2항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는 조문을 통해 사실상 자유위임의 원리를 표방하고 있다. 자유위임의 원리에서 앞서 알아본 것과 같이 특정 집단,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며, 헌법재판소도 판례를 통해 수차례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헌법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도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유권자들의 이익이 아닌 국가 전체의 이익으로 추정되는 것을 우선시하며 직무를 행하게 되기 때문에, 대표자가 유권자의 지시에 구속되지 않고, 대표자들의 행위, 결정은 투표 당시 우리의 기대와 때때로 충돌한다는 것이다.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 의사가 대표자를 구속하지 못하고, 대표자가 때때로 우리의 뜻과 반하는 정책을 편다고 해서 해서 무력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우리 헌법에서 사실상 자유위임의 원리를 명시하고 있다고 해도, 대표자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을 지므로,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민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유위임의 원리를 채택함으로써 국가 결정이 특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을 도모하며 나라의 더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다는 장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