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 조사 1
“이러한 책 내면 재미있겠는데?”, “와, 이런 아이템이면 좀 팔리지 않을까?”
혹시 막연한 기대와 개인적인 취향만으로 기획을 하고 계약까지 한 다음, 이후 책 판매 결과는 마케팅 소관이라고 하면서 책임을 떠넘기거나 책은 좋은데 이를 몰라주는 독자들이 문제라고 푸념하고 있지는 않는가?
보통 기획 편집자들의 개인 취향과 관심도에 따라 책이 기획되는 경우가 많다. 탁월한 ‘촉’으로 그렇게 탄생되는 원고가 출간 이후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대부분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시장 조사와 분석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고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리스크는 무엇인지, 경쟁 도서와 비교했을 때의 장단점, 그리고 표적 시장의 최신 트렌드는 어떠한지 등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기획을 세밀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마케터는 시장 조사 과정에서 나온 여러 자료들을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편집팀에서 출간 계획서가 나오면 마케팅팀에서는 기획의 특징을 면밀히 파악한 후 시장 조사 결과서를 작성한다. 출간 후 책의 포지셔닝을 예측하고 시장의 안정성과 매출 기회 요인을 조사한다. 또한 자신의 기획과 근접한 유사 도서는 없는지, 판매 상황은 어떠한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 서점의 DB는 도서 소개뿐만 아니라 출간일별, 분야별, 판매별 등 다양한 활용 수식에 따라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에 유용하다.
검색 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카테고리와 도서들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칸트’를 검색하면 국내 도서 페이지에 인문, 어린이, 대학 교재 등 여러 분야가 나오고 그 아래에 해당 도서들이 나열된다. 여기서 분야는 곧 ‘포지셔닝’이다. 가장 먼저 책이 어느 포지셔닝에 자리 잡아야 할 것인지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
보통 분야 옆에 상품 개수가 함께 노출되는데, 그것으로 시장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경쟁 상품이 많아 진입 장벽이 높을 것이라든지, 경쟁은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지만 시장의 매출 점유율이 낮을 것이라는 등의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대분류 차원에서 분야가 정해졌다면 소분류를 검색하면서 기획 방향에 맞는 포지셔닝을 찾아들어간다. 이를테면 인문-서양 철학-서양 근대 철학 순으로 ‘칸트’라는 하나의 주제로 분야를 좁혀 가면서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좁힌 분야에서 베스트 순위, 신간 여부, 누적 판매 인기도, 저자, 가격을 조사할 수 있다. 검색 데이터를 폭넓게 입력해보면 기간 내 베스트셀러뿐만 아니라 스테디셀러와 저자 정보, 더 나아가 유사 도서 또는 경쟁 도서의 제목, 표지 디자인을 파악할 수도 있다. 로그인 상태에서 도서 카트 담기 기능을 활용하면 분야 베스트 목록이나 관심 도서 목록을 엑셀 파일로 저장,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