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지금뿐이야

이태상

몇 년 전 미국 CBS 방송은 당시 49세의 구글의 컴퓨터 엔지니어 토드 화이트 허스트(Todd Whitehurst) 씨가 매사추세츠주(州) 케이프 코드(Cape Cod)에서 자신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생면 부지 8명의 자녀들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자녀들을 번갈아 껴안은 후 매우 경이로운 순간이라며 “비록 내가 현재 이 아이들의 (법적이고 사회적인) 아버지는 아니지만 나 역시 앞으로 이 아이들의 삶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스탠퍼드대학과 대학원 재학 시절 ‘젊은 남성의 정자를 구한다’는 교내 광고를 접한 뒤 정자기증을 결심했다. 젊은 백인이자 명문대 재학 중인 학생의 정자는 특히 인기가 높았기에 그는 4년간 같은 클리닉을 통해 약 400회 정도 정자를 기증했다. 정자 기증은 철저히 익명으로 실시됐으며 그에게는 기증자 아이디(ID)가 주어졌다.

 

정자를 제공받는 여성 역시 기증자의 나이나 인종, 출생지 등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받았다. 화이트허스트와 8명 자녀들의 만남은 그의 자녀 중 한 명인 사라(Sarah, 당시 20세)가 ‘정자기증 출생 형제자매 찾기(The Donor Sibling Registry)’를 통해 생물적인 아버지와 형제들을 찾으면서 추진되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나도 그럴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소년 시절부터 자위행위로 허무하고 헛되게 내쳐버린 수많은 내 정자들! 심히 후회스럽고 안타깝게 아쉽지만, 다시 좀 생각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아닐 것 같다.

 

내 생리적인 씨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게 내 정신적 또는 내 영적(靈的)인 씨라면, 지난 85년간 살아오는 동안 사랑으로 내 쉰 숨 하나하나, 내뱉은 말 한마디 한마디, 내디딘 한 걸음 한 걸음, 써 재낀 글 한 줄 한 줄, 내 언행 하나하나가 모두 다 내가 뿌린 씨들이 아닌가.

 

좋은 씨도 나쁜 씨도, 잘 뿌린 씨도 잘못 뿌린 씨도, 비옥한 땅에 아니면 가시덤불 또는 모래밭이나 자갈밭에 떨어진 씨도 있었겠지만, 얼마만큼이라도 열매를 맺게 된다면 그 열매를 내가 직접 거두게 되든 아니든 더 할 수 없이 다행스럽고 감사할 일이다.

 

어떻든 사랑의 씨를 뿌리면 사랑의 열매가 맺힐 테고, 많이 뿌릴수록 수확도 커지리라. 따라서 생리적이든 아니든, 성적(性的)이든 아니든, 우리 모두 ‘사랑의 대자녀(godson/ goddaughter of love)’ 그리고 ‘사랑의 대부모(godfather/ godmother of love)’가 되어 보리.

 

우리 시간에 대해 한 몇 사람의 말을 음미해보자.

 

시간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제일 잘못 쓰는 거다.  Time is what we want most, but what we use worst.

- William Penn

 

치유는 시간 문제이지만, 때로는 기회 유무에 따른 거다. Healing is a matter of time, but it is sometimes also a matter of opportunity.

- Hippocrates

 

시간은 창조해 만드는 거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하기) 싫다"는 말이다. Time is a created thing. To say “I don’t have time” is to say “I don’t want to”.

- Lao Tzu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가장 귀중한 자원이 시간이란 건 실제로 명명백백하지 않은가.  It’s really clear that the most precious resource we all have is time.

- Steve Jobs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모든 일이 당장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다.  The only reason for time is so that everything doesn’t happen at once.

- Albert Einstein

 

세 시간 이른 것이 일 분 늦는 것보다 낫다.  Better three hours too soon than one minute too late.

- William Shakespeare

 

세월은 사람들을 바꾸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그 사람들에 대한 인상 이미지를 바꾸지는 않는다.  Time, which changes people, does not alter the image we have of them.

- Marcel Proust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Never leave ’till tomorrow which you can do today.

- Benjamin Franklin

 

과거를 다스리는 자는 미래를 다스리고, 현재를 다스리는 자는 과거를 다스린다.  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 George Orwell

 

시간은 바람과 같아, 가벼운 건 들어 올려주고 무거운 건 내버려 둔다.  Time is like the wind, it lifts the light and leaves the heavy.

- Domenico Cieri Estrada

 

문으로 (탈바꿈) 변할 걸 희망하면서 벽을 뚜드리느라 시간을 (낭비해) 쓰지 말라.  Don’t spend time beating on a wall, hoping to transform it into a door.

- Coco Chanel

 

시간이란 팽창해 늘어났다가 수축해 줄어들기도 한다. 마음 속 거문고 심금心琴이라는 현악기의 음을 조율할 때처럼, 우리는 외부의 어떤 아름다움이 우리의 마음을 공명共鳴시킬 때처럼 말이다. Time expands, then contracts, and in tune with the stirrings of the heart .

- Haruki Murakami

 

시간이 모든 걸 바꾼다고 사람들은 늘 말하지만 실은 너 자신이 바꿔야 한다.  They always say time changes things, but you actually have to change them yourself.

- Andy Warhol

 

네가 하고 싶은 아무 일도 아닌 모든 (쓰잘데없는 없는) 일을 다 할 시간은 없다.  There’s never enough time to do all the nothing you want.

- Bill Watterson

 

(네) 결정의 (몇) 순간에 (너의) 전全 미래未來가 좌우된다.  In such seconds of decision entire futures are made.

- Dan Simmons

 

현재라는 이 시점時點은 시간이 영원과 접속되는 순간이리.  For the present is the point at which time touches eternity.

- C.S. Lewis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고 우리가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거다.  It’s not that we have little time, but more that we waste a good deal of it.

- Seneca

 

시간은 가장 현명하다.  모든 걸 밝혀준다.  Time is the wisest of all things that are, for it brings everything to light.

- Thales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미래에서 찾아 온 관광객 투어리스트는 어디 있는가?  If time travel is possible, where are the tourist from the future?

- Stephen Hawkings

 

한 시간을 낭비하려는 자는 삶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거다.  A man who dares to waste one hour of time has not discovered the value of life.

- -Charles Darwin

 

자, 이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와 <예언자의 뜰> 합본에 '시간'에 대한 글을 옮겨보리라.

 

‘시간이란’
 
“시간이란 뭣이죠?”
한 천문학자가 묻자
알무스타파 대답하길
 
어림짐작할 수 없는
하늘 숨결 재려하고
시간이란 강가 앉아
강물을 보듯 하지만
처음도 끝도 없는
우리 삶이 그렇고
오늘 기억 어제고
오늘 꿈 내일이며
시간은 영원하리.
 
한 계절에 모든 계절
다 함께 같이 있듯이
한 날에 모든 날 있고
돌이켜 보는 추억과
기다리는 그리움이
과거 현재 미래라는
영원토록 오늘뿐인
이 순간에 있으리오.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1230ts@gmail.com

 

작성 2022.12.31 11:26 수정 2022.12.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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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