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정영숙 해설사님과 읍내 길을 걷다가 ‘올포유’란 옷매장을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걸려있어 들어갔다. 그리고 옷을 고르고 계산을 하는데 사장님께서 말했다.
“회원 가입하면 할인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할인을 받았다. 그런데 사장님 서재심 씨 하고 이름을 불렀다.
“선생님이 서재심 씨입니까?”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하는 눈으로 짧게 ‘네’하고 대답하며 무심히 쳐다보았다.
“우리는 서울사람인데요. 귀촌하려고 남해 귀촌프로그램에 참석해서 남해투어를 할 때 서재심 해설사님 해설을 듣고 남해로 귀촌하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서재심 이름은 잊지 않았다면서 너무도 반가워했다. 나 역시 너무도 반갑고 고마워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사로잡혀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남해로 오시니 어떠세요. 후회는 없으신지요?”
“아닙니다. 너무 좋습니다. 남해 자연도 너무 좋고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뿌듯하고 감동에 젖어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이제부터 옷은 이곳에 와서 사겠습니다.”
10년 전쯤 남해귀촌프로그램에 참석했다가 서재심 해설사의 남해예찬에 반해서 귀촌을 할까 말까 망설이던 마음이 남해로 귀촌 하자로 마음을 굳혔다는 사장님의 말에 나는 지금껏 남해를 자랑한 보람에 춤을 추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으로 신이 났다.

버스투어를 하면 기본적으로 남해의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마을 마을에 녹아있는 이야기와 꼭 그 계절과 공간과 사연에 맞는 詩를 읊어 드렸다.
이런 나의 남해예찬투어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지 늘 다시 남해를 찾거나 지인들이 남해를 찾게 되면 꼭 나를 언급하여 찾는 일은 더러 많았지만 내가 안내하는 버스를 타신 서울분이 남해 와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귀촌을 했다는 말에 나는 나를 칭찬하고 싶어졌다.
자화자찬의 부작용 참 크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오늘 나는 나를 자화자찬한다. 설사 부작용으로 더러 많은 사람들이 입을 삐죽거리겠지만 이제는 그런 일에 마음 상하지 않는다.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하지 못하는 사람은 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나이도 되었고 자기가 하는 일에 자신이 자화자찬할 자신감 없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먹고 사는 일이 빡빡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배운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이제는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자기를 용감하게 자화자찬할 줄 아는 행복을 만들어 가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서재심 alsgml-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