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시장 홍준표)가 오는 2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밝혔지만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9일 협약 체결을 통해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추진한다고 하더니 벌써 시행 시기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대구시의 이번 발표는 대형마트의 한 달에 두 번 있는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단순한 일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유통산업발전법과 각 구·군의 유통기업상생발전조례 등에 규정되어 있다. 의무휴업일 지정은 각 구·군에 권한이 있는데, 대구시장이 이를 협약이라는 이름으로 강제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도 어긋나고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월권에 해당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조례에 의무규정으로 명시된 ‘이해당사자 합의’가 없었다. 각 구·군의 조례에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의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각 구·군의 조례를 개정하거나 ‘이해당사자 합의’를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인 것이다. 문제는 시군구의 조례 개정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의 해당 조항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해당사자’를 누구까지로 볼 것인가가 쟁점이라는 지적이다. 유통산업발전법과 각 구·군 조례에 ‘이해당사자’ 규정은 없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의 이유를 명시하고 있다.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점포 등과 중소유통의 상생발전을 위하여”라고 되어있다. 전통시장 상인들, 중소상공인, 마트노동자 등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협약을 체결하고, 시행 시기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들과 합의를 하지 않았다. 지난 12월 협약에서 몇 상인단체를 불렀다고 하지만 그들이 전통시장과 중소상공인들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는 모두가 의문스러워 하고 있다.
얼마 전 대구 전통시장 중 가장 큰 서문시장 상가연합회와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 소상공인연합회가 의무휴업일 변경을 반대하고 나섰다.
마트노동자들은 의무휴업일 변경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협약식에 찾아갔지만 대구시는 경찰을 통해 연행하고 고발까지 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한민정)은 “스스로 걸핏하면 외치는 ‘법과 원칙’도 지키지 않고, 실효성 보다 전통시장, 중소상인, 노동자들에게 피해만 키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변경, 지금이라도 그만 두라”면서 “공공기관 통폐합 때도, 채무감축을 위한 기금 폐지 과정에서도 법과 원칙도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