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심 칼럼] 충렬사에 찾아온 중년부부

서재심

 

아침 출근하여 실내를 쓸고 물휴지로 닦고 말끔하게 청소하고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다가 무심히 창밖을 보니 중년의 부부가 승용차에서 내려 충렬사 안내판으로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유심히 보니 충렬사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문을 열고 나갔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물었다.

 

“충렬사에 가십니까?”

“네”

“제가 동행해서 설명 좀 해 드릴까요?”

“그럼 정말 좋지요.”

 

흔쾌히 좋다는 답을 하시길래 따라서 올라가면서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미국에서 왔다고 했다. 미국에서 고국에 와 우리 남해까지 여행을 왔다는 소리에 너무 반가워서 오늘 우리 남해에 반하게 하고 이순신 장군님께 반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충렬사로 향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오신 여성분이 의외의 말을 했다.

 

“이순신 장군님은 세계적으로 참 자랑할 만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분의 삶에 비해서 그분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마음입니다. 선생님 고향이 어디십니까?”

“서울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이 서울입니다”

“아산이 아닌가요?”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이순신 장군이 아산 사람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서울 중구 건천동에서 태어났지요. 건천동이 지금의 인현동입니다. 그래서 그곳을 충무로라고 부릅니다”

 

두 분은 깜짝 놀라며 우선 충무공이 태어난 곳부터 사람들이 제대로 알게 교육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충렬사와 거북선을 한 시간 이상 돌아보면서 충무공 이순신의 삶과 생애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우리는 충무공 이순신을 성웅이라고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성웅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이순신 장군님 한 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성웅도 모자라서 영웅까지 더해졌으니 흔히 세계 4대 성인인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 소크라테스도 영웅은 아닌데 이순신 장군은 성웅과 영웅에 오른 것이다.

 

성인과 영웅을 다 겸비한 이순신 장군님이 우리 남해에서 나라를 구하고 전사하였다. 그래서 나는 '충무공 이순신의 순국지 남해가 성지다.'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늘 가지고 일하고 있다. 해설 끝에 항상 언급하는 말이 있다. 

 

“오늘 여러분은 이순신 장군님의 순국지 남해로 성지순례 오셨습니다.”

 

오늘도 미국에서 오신 분들은 나의 말에 깊이 공감하고 만족한 눈빛으로 남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갔다. 오늘도 나는 남해에서 남해예찬 더하기 충무공 이순신 예찬을 했다. 그분들의 차가 출발한 뒤에 아차 했다. 장군님의 시 한 편 읊어 들릴 것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남녘 바다 가을바람 서늘한 이 밤

하염없이 홀로 앉아 위급한 나라를 생각하노니

언제나 태평한 세월이 다시 오려나

큰 난리 겪고 있는 이때

업적은 사람마다 낮추어 보련만

명예는 오히려 세상에 알리고

변방의 근심을 평정하고 나면

나는 도연명의 귀거래사 읊으며 묻혀 살리라.

 

 

[서재심] 

시인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

코스미안뉴스 객원기자

이메일: alsgml-2@hanmail.net

 

 

작성 2023.02.16 10:48 수정 2023.02.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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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