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우리 새로 태어나리

칼릴 지브란




우리 새로 태어나리




저녁노을 언덕에 올라서

짙은 안개 속에 휩싸이자

저 아래 세상으로부터는

가려 보이지 아니하는

구름바위 구름나무숲에서

알무스타파 외쳐 가로되

 

오 내 누이 하얀 안개여

아직 모두어지지 않은 숨

입 밖에 나오지 않은 말

당신에게 나 돌아옵니다.

 

오 내 누이 하얀 안개여

날개 돋친 하늘 숨결이여

우리 이제 같이 있어요.

다음 세상에 우리 새로

태어날 그 날까지 함께.

 

아 정녕 그 날이 오면

당신은 그 어느 풀잎에

맺혀 반짝이는 이슬방울

나는 미지의 어떤 여인

따뜻한 품 속 갓난애로

우리 다시 태어나겠지요.

 

오 내 누이 하얀 안개여

당신의 가슴처럼 스스로

깊은 속 찾는 마음으로

당신의 욕망처럼 스스로

뛰놀 듯 하는 바람으로

당신의 생각처럼 스스로

떠도는 방랑의 꿈꾸면서

당신에게 나 돌아옵니다.

 

영원과 무한과 절대이신

우리 어버이의 첫 아이

오 나의 누이 하얀 안개

당신에게 나 아무 것도

갖고 오지는 못 했어요.

오 내 누이 하얀 안개여

당신이 나보고 뿌리라던

씨앗들 아직까지 그대로

내 두 손에 남아 있고요.

당신이 나보고 부르라던

노래들 아직까지 그대로

내 입술에 붙어 있으니

어떤 씨앗의 열매 하나

어떤 노래의 메아리조차

난 갖고 오지 못했어요.

내 손이 밤처럼 무겁고

내 입술 떼어지지 않아.

 

오 다정한 누이 안개여

나의 말 좀 들어보세요.

난 삶을 무척 사랑했고

사람들 날 사랑해줬죠.

세상 기쁨에 한껏 웃고

세상 슬픔에 울었었죠.

그렇지만 넘을 수 없는

커다란 간격 있었어요.

세상과 나 사이에서요.

 

죽음 모르는 영원한 안개

오 나의 사랑하는 누이여

나 이제 당신과 하나 되어

더 이상 내가 나 아니죠.

우리 사이 벽 다 무너져

모든 사슬이 다 풀렸어요.

그래서 이렇게 피어올라

나 또한 안개가 되었지요.

그러니 우리 함께 더불어

생명의 바다 위로 떠돌다

삶의 또 하루 맞게 되면

아 그날 그 새벽 아침에

당신은 그 어느 풀잎에

나는 어느 여인 품속에

우리 새로 태어나겠지요.

..

 





서문강 기자
작성 2019.03.27 10:49 수정 2019.03.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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