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통행로는 한쪽 방향으로만 차가 통과하는 도로이다. 좁은 도로 사정을 감안하여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규정한 도로를 의미하지만,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일방통행의 현상을 볼 수 있다.
일방통행은 소통이 되지 않는다. 일방통행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모두 극도의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문화폭력 현상이 바로 일방통행의 소통방식이다. 이러한 소통방식은 독재에서 흔히 나타난다. 북한이 바로 일방통행식 막무가내 소통방식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는 행위가 바로 일방통행식 정치행태이다.
사회 곳곳의 집단이나 작은 모임에서도 운영하는 주체가 일방통행씩 운영으로 빈축을 사는 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타인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몰상식한 행위이지만 우리 사회 어느 집단이고 이러한 일 방향으로 운영으로 말썽이 많다. 민주주의란 결국 성숙된 사회에서 가능한 이념이지 성숙되지 않는 무식한 집단에서는 옳지 않은 결정이 집단이기주의로 통과되기도 한다. 지역이기주의로 님비현상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각종 예술단체, 회사, 공공기관의 운영방식도 버젓이 옳지 않는 일인 줄 알면서도 윗사람의 부당한 의사결정으로 공동체 다수의 폐해를 가져오기도 할 것이다. 윗사람이 독재 형이라면 일방통행식의 의사소통으로 그 피해가 더 심각할 것이다. 대부분은 윗사람이 무지할수록 일 방향의 독단적인 일처리가 빈번하여 조직사회의 응집력을 약화시킨다. 다수의 회원을 무시하고 소수만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얼렁뚱땅 자리를 차고 나서는 몰염치한 인사들이 많은 사회는 성숙한 민주사회가 아니다.
그것은 후진국의 의식구조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한때 우리나라도 교통경찰관이 교통규칙을 위반하지 않는 차를 무조건 세워놓고 관례적으로 금품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부당성을 모두 시인하고 눈감아주던 일방통행, 소통부재의 시대가 있었다.
지금도 후진국의 관공서에서는 이유도 없이 민원을 처리해주지 않고 있다가 금품이 제공되면 급하게 처리되는 급행료를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그런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런 사례들이 적어진 것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많이 성숙된 사회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각종 친목회 모임이나 단체장을 뽑을 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있는 사실을 볼 때 참으로 비인간적인 몰염치에 대해 인간혐오증까지 생겨날 지경이었을 때가 더러 있다. 돈 몇 푼 때문에 보잘것없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흙탕물에서 싸우는 꼴이란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어찌 철면피한 사람이 어찌 높은 자리에 올라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당연히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일할 것이 뻔하다. 이런 미꾸라지 같은 사람들이 지금도 버젓이 감투를 쓰고 있지 않아서 군림하려고 드는 꼴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러한 인사들이 하는 모습을 동물원의 동물을 구경하는 것처럼 구경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그러한 미꾸라지를 척결하지 못한 책임도 통감하여야 할 것이다.
물질주의 시대, 제 욕심을 채우고 제 배만 부르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무지한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불쌍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모른다. 돈을 벌면 자기만을 위해서 쓰거나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만 쓰는 꼴불견은 그 말로가 불쌍해진다. 결국 자식들에게 물질 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불행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속담은 옛말이다. 개같이 벌어서 벌레같이 쓰고 가는 쓸쓸한 말로를 보낸다. 모두 저만 잘나고 똑똑하다는 일방통행씩 사고에서 빚어진 양태들이다. 자기가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은 어찌 생각하면 남의 부를 자기가 가져온 것이므로 자기 부에 대한 타인의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도리이다. 이러한 문화가 선진국의 기부문화이다.
조금은 이웃을 돌아보고 배려하는 쌍방통행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많은 부를 축적해도 죽어서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한다. 자기의 재능도 이웃과 사회에 나누어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자기가 터득한 재능을 꼭 부의 축적을 위해 쓰려고 하지 말고 기부하는 아름다운 사회는 환상 속의 유토피아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가장 지성이라고 일컫는 엘리트 집단이 쌍방통행의 소통방식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사회혁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 부를 축적하는지 목적이 없이 남들이 부를 축적하니까, 어렸을 때 가난했으니까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어 남도 돌보지 않고 제 욕심만 차렸다면, 어렸을 때의 원한을 어렸을 때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인간다운 자세를 보여야 할 때이다.
일방통행의 부 축척, 자리 차지로 화려한 우리에서 까불어대는 촌극을 이제 멈추고 인간다운 인간으로 거듭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 같이 자신을 되돌아볼 때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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