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서문강 [기자에게 문의하기] /
공즉시색
올봄에
파란색 알 새 개를 낳아
새끼 잘 키웠다고
뱁새가 보낸 엽서 한 장
지난 가을
밤마다 노래하던 귀뚜라미가
멀리 여행 중이라고
보내 준 그림엽서
그저께
여름 밭둑에서
황급히 소리치던 까투리가
남기고 간 쪽지
모두
앞뜰 빨간 편지함에
십년 간 배달되어
텅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