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루즈 데 페로의 돌’에 대한 문제는 그 돌 자체의 무게보다 내 마음이 더 무거웠다. 그 돌의 목적은 순례여행 중 우리들의 고뇌를 돌과 함께 크루즈 데 페로에 버리는 것이다.
크루즈 데 페로까지 이제 딱 하루가 남았는데 나는 무엇을 돌과 함께 버려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원래 나는 내 단짝인 데이비드와 그가 최근에 앓고 있는 지병을 위해 돌을 갖고 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많은 생각 끝에 나는 이렇게 가장 어려운 육체적 단계인 오 세브레리오 오름길을 그에게 넘겨주기로 결심했다. 우리보다 먼저 이곳을 순례한 고든의 블로그에 이 오름길과 그의 ‘크루즈 데 페로’ 돌에 대해 상세하게 쓰여 있던 것을 다시 떠올리며 내 생각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기뻐했다.
이것은 순례여행 중 크루즈에서 내가 내 생에 무엇을 남겨 놓기를 원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것을 결정하기가 몹시 어렵다. 내가 어떤 부담이나 이유 때문에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은 내가 이상하리만치 잃어버리기 싫은 그 어떤 요소가 있기 때문임을 알았다.
오늘 아스토르가에서 첫 번째 식사를 한 후 하르트무트와 함께 걸었다. 아름다운 날이었다. 비록 무릎은 아팠지만 걷기도 비교적 쉬웠다. 사실 어제는 고통이 없는 날이었다. 내 몸이 그 소식을 전했기에 살짝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주 부드럽게 가면서 내 ‘황새 몸짓’과 마실 것으로 힘을 충전하기 위해 자주 멈춰 섰고, 그것은 정말 도움이 되었다.
돌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하르트무트는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나에게 조사하듯이 당돌한 질문을 했다. 하르트무트는 드레스덴에서 온 등산 기자다. 그는 남의 이야기를 조용하고 성실하게 듣는 멋진 사람이고, 사려 깊은 질문자이며 영리하고 따뜻한 조언자이기도 하다. 내가 그를 순례여행의 동행으로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남편 고든이 죽은 후 나는 줄곧 우리들이 처한 상황의 긍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머물려는 노력을 해왔다. 고든도 그랬을 것이지만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랐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들의 힘차고 찬란했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괜찮은 일일 것이다.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숙소에 도착하니 크루즈 데 페로 까지는 2km 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크루즈 방문이 가능한 거리다. 제이드와 죠지가 우리를 위해 친절하게도 방 두 개를 예약해 놓았다. 숙소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자 그들은 멋진 기타 연주와 노래를 선사했다.
몇 명의 사람들이 나서서 라이브 공연에 참가하여 드럼을 치고 노래하며 춤을 추었다. 한때 고든도 여기서 한없이 즐거워했던 것처럼 나도 즐겁고 명랑한 저녁이었다.
[이수아]
줄리아드음대 졸업
스코틀랜드 국립교향악단 단원
스코키시체임버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스코틀랜드청소년오케스트라 상임고문
Mr. Mcfalls Cahmber 창립맴버
이메일 : sua@sua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