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대상에 기쁨을 느끼시나요?
“늘 교훈적인 거 말고 때로 재밌개 써도 되잖아~”라는 아내의 권유에 힘입어, 최근 9일 동안 맛보았던 소확행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팔딱팔딱 뛰었던 기쁨의 심장 박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 자~ 출발! (생생하게 전달하고파 당신이 친구라 생각하며 편지를 띄웁니다.)
찬구에게
잘 지내니? 오랜만에 소식 전한다. 힘든 일상에 지쳐 네게 소홀해서 미안하다. 난 가끔 업무와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받는 일상이지만 틈틈이 이겨내려고 애쓰고 있어. 그 극복 방법의 하나로 열심히 쏘다닌 경과보고를 한다. 넌 어떠니? 너도 지쳤다면 나처럼 그냥 떠나봐~ 같이 가자고? 좋지 ~ 어디로 갈까? 어디에서 만날까? 연락 기다리마.
비어 페스티벌
지역별로 축제가 많던데 다 가볼 순 없고, 우리 부부는 경정장 잔디광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다녀왔어. Don't Worry, Be Happy를 Don't Worry, Beer Happy로 비튼 문구가 재밌더군. 사람들이 소풍 와서 음식과 맥주를 먹으며 공연을 즐기는 거지.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잔디 공원 풍경도 좋고 거기에 호감가는 가수까지 나와주니 발걸음이 자주 움직이더라고. 내 인생에 이렇게 9일간에 걸쳐 참여한 행사는 없었는데 너는 그런 적 있니? 가수들도 장난 아니게 많이 왔어. 유리상자, 이찬원을 시작으로 다이내믹 듀오, 노라조, 바다, 육중완 밴드, 코요태 등등. 가수들이 30분씩 배정된 자기 시간을 넘어 앵콜 공연을 하며 자기 무대에 정열을 쏟아 부으니 흥이 날 수밖에. (주최측 요청이겠지만) 가수들이 무대에서 건배를 제안하며 노래와 랩을 들려줬고, 댄스팀은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연습이 헛되지 않았음을 멋진 몸선으로 보여줬지. 그것도 무료로 말이야! (축제 비용은 주최기관이 제공하고, 일부 좌석과 음식은 유료)
특히 포레스텔라 공연은 매우 인상적이었어. 이날 밤은 빗속이라 망설였는데 글쓰기 동기가 너무 좋아하는 공연이란 말이 떠올라, 어느 정도일까 기대하는 맘으로 다시 운전대를 잡았지. 역시 명불허전! 더 가까이 가고 싶어 질퍽한 땅에 신발을 버려가며 무대 가까이 앞으로 앞으로 진출! 좌우 측면의 열성 팬들과 우의만 입고 함께 환호했지. 고교 시절에 중창 활동했던 내 추억도 떠오르면서 4명의 하모니가 너무 멋있게 다가왔어. 특히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 중 ‘백만송이 장미’ 노래를 묵직하게 부른 남성이자, '내 영웅 김연아'의 남편 고우림을 몇 미터 앞에서 보니, 내가 시집 보낸 것도 아닌데 기분이 흐뭇해지더군. 4명의 화음과 입담에 내내 미소 지으며 둘의 행복을 빌었지. 너의 행복과 더불어.
다른 일정 때문에 크라잉 넛, 김종서, 유리상자, 이찬원 등 못 본 공연도 많아. 다른 일정도 겹치고 난 아직 직장인이니까. 대신 유트브로 그들이 열창한 동영상을 찾아봤지. 그동안 참았던 공연 욕구가 폭발했다고 해야 하나. 아내가 놀라더라고, 그렇게 열광할 줄 몰랐다고. 나만 그러겠어? 누구나 참다 참다 터지는 순간이 있잖아. 그걸 활기차게 해소할 수만 있다면 여행이든 노래든 뭐든 좋은 거겠지?
아! 육중완 공연도 재밌었어.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닌 열창 무대가 아직도 기억에 남지만 나중에 부른 “퇴근하겠습니다~”라는 노래 가사가 직장인의 비애를 담은 것 같아 제일 마음에 남았어. 시간 나면 너도 한번 들어봐.
9일 릴레이 공연이 끝나갈 무렵, 아내가 캠핑의자를 주문했어. 왠 캠핑? 공연을 편하게 앉아서 보려고. 다행히 공연이 끝나기 전에 도착하여 마지막 코요태 공연에 잘 써먹었지. 근데 TV에 자주 등장해서 그런지 공연장에 아이부터 청년, 어른까지 발 디딜 팀이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온 거야. 야~ 정말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억눌린 게 너무 많았나봐. 암튼 겨우 틈을 찾았고 좌우 공간이 안 돼, 앞뒤로 의자를 설치하고 아내와 공연을 즐겼지. 모두가 환호하는 가운데 특히 방방 뛰며 온 몸으로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과 춤추며 스텝을 밟는 연인들이 보기에 너무 재밌었어. 언제 만나면 동영상 보여줄게. 웃음이 절로 날거야. 하하.
그렇게 9일 동안 세상사 고민을 뒤로 하고 축제와 함께한 시간이 꿈처럼 흘러갔어. 비어 페스티벌에 관객이 10만명 몰렸다는 기사를 봤는데, 일상을 탈출하고픈 욕구는 다 비슷한 모양이야. 너도 그렇지?
그 외 다른 재밌는 일도 많았는데 다 얘기하면 나중에 만날 때 심심하니까 이만 줄인다. 곧 만나서 그간 쌓였던 희노애락을 맘껏 나눠보자! 친구야~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아자아자!!
추신
아내가 말합니다. 제가 무대를 그렇게 좋아할지 몰랐다고~ 저도 그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가끔 스트레스 받고 아픔을 피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기쁨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인생 아닐까요? 여러분의 기쁨 찾기 여정을 응원합니다!
K People Focus 마음떨림 기자 (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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