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보는 연대와 공존의 세상 바라기

민병식

트리나 폴러스(1931 ~ )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출신으로 작가이자 조각가, 운동가로 국제여성운동단체인 '그레일(The Grail)'의 회원이며, 현재는 뉴저지주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식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소규모 환경 센터에서 살고 있다.

 

작품은 1972년 처음 출간된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우화집이다. 

 

어느 날 줄무늬 애벌레가 알을 깨고 태어난다. 애벌레는 나뭇잎을 갉아 먹고 졸릴 땐 잠을 자며 무럭무럭 자라는데 어느 날 갑자기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고 애벌레는 자기에게 시원한 그늘과 양식을 제공해 주던 고마운 나무에서 기어 내려온다. 

 

하루는 무척 바쁘게 기어가고 있는 애벌레 떼를 보고 쫓아가게 되는데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애벌레들이 기둥을 만들고 모두들 정상에 오르려 발버둥 치고 있었다. 

 

줄무늬 애벌레도 이 애벌레들의 기둥에 기어오르는데 사방으로부터 밀리고, 채이고, 밟히고 밟고 올라서느냐 아니면 밟혀 떨어지느냐였다. 줄무늬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을 밟고 올라섰다. 이미 다른 애벌레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었다. 그들은 다만 위협이며 장애물일 뿐, 그들을 발판으로 하여 올라서야 하는 것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기둥 속에서 노랑 애벌레를 만난다. 둘은 꼭 껴안고 우정을 나눈다. 함께 풀을 먹고, 서로 사랑하며 산다. 상대방의 털 하나까지 알 정도로 둘은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껴안는 것조차 지겨워진다. 줄무늬애벌레는 이것이 삶의 전부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기둥을 오르기로 결심하고 노랑 애벌레에게 함께 가자고 하지만 노랑 애벌레는 남겠다며 거절한다. 

 

풀밭에 남아있던 노랑 애벌레는 어느 날 늙은 애벌레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늙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한 과정임을 말해주자 자신도 나비가 되기로 결심하고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든다. 한편 호랑 애벌레는 기둥의 꼭대기에 다다랐지만 그곳엔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애벌레 들과 수천 개의 애벌레 기둥이 뿐이었다. 호랑 애벌레는 다시 밑으로 내려온다. 노랑 애벌레는 그 사이 나비가 되어 호랑 애벌레를 찾아오고 노랑 애벌레의 도움을 받아 호랑 애벌레도 나비가 된다. 

 

애벌레들이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어오르는 모습은 현대사회의 경쟁을 상징한다. 다른 애벌레들을 짓밟고 올라가고 많은 애벌레들이 떨어진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꼭대기에 올라가 보니 아무것도 없다. 그냥 기둥의 꼭대기일 뿐이다. 또 다른 애벌레 들에 의해 언제든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성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남을 떨어뜨려야 자신이 올라가지만 언젠가는 자신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물질문명의 비정함을 비판한다.

 

책의 끝부분에는, 들판에는 꽃들이 피어 있고 그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수많은 나비 떼들이 하늘을 날고, 꽃과 어우러져 있다. 나비는 벌과 함께 꽃가루를 날라 꽃은 번식시키는 일을 한다. 즉, 아름답고 향기로운 들판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거다. 각고의 노력 끝에 나비가 되어 아름다운 들판을 만든 애벌레들처럼 작품은 우리 인간들도 바로 연대와 사랑, 협동과 공존의 마음으로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3.06.14 11:38 수정 2023.06.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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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