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아웃' 탈출하기

'번아웃' 만큼이나 '보어아웃'도 위험해



사진출처 - freepik.com /Image by macrovector


 최근 KTX를 탔다가 프랑스의 한 평범한 직장인이 회사를 상대로 건 소송에서 이겼다는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소송을 건 사람은 향수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이사로, 회사가 자신을 '지루하게 만들었다'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거였습니다. 하루 20-30분 사장 심부름을 제외하면 할 일이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 일에 비해 높은 월급을 받았으며, 결국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 주요 주장이었습니다. 해당 소송의 판결 어떻게 났을까요? 소송을 제기한 지 4년째 되던 2020년, 프랑스 법원은 직장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즉, 회사가 해당 직원에게 정신적 피해 보상을 줘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죠. 이는 '보어아웃'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케이스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보어아웃'은 '번아웃'의 반대 개념으로 지루하고, 단순한 업무로 열정과 의욕 없이 하루하루 일하는 걸 뜻합니다. 보통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며 무기력함이 퇴근 후에도 지속된다는 포인트를 갖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소송을 제기했던 프랑스인의 위치에 있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일도 별로 안 주는데, 연봉은 억대라면 글쎄요, 꿀보직이라며 현상 유지를 하려고 했을까요? 물론 처음엔 좋을 거 같습니다. 일종의 월루(월급 루팡)라 생각하며 회사에서 어떻게 놀지 고민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날들이 지속된다면 지루함에 익숙해지고, 제 남은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까요?


 취업을 하고 나니 직장보다 중요한 건 업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무난한 직장생활 속에서 내 커리어 목표를 찾을 수 있을까란 질문이 드니 어떤 업무를 해야 할지, 현재 직장은 커리어 패스를 찾기에 적절한 곳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입 시절을 지나 시간이 더 흐른 지금. 저는 점점 출근하기는 싫어지고, 일의 의미는 퇴색되어 가는 듯했습니다. 이게 바로 '보어아웃'인가 싶지만, 막상 이를 깨고 새로운 모험은 하기 싫은 게으른 사람이 되곤 했습니다. 직장을 바꾸는 게 무조건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직속 상사와 부장님께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을 더 해보고 싶다는 말까지 했으나 변화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남들은 나보다 더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데, 나만 여기서 안주하고 머물면 어떡하지란 생각 때문이었죠.


 '보어아웃'에 함몰되지 않으려면 환경을 바꾸는 것도 좋겠지만, 어쨌든 계속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는 저만의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당장 일에 대한 의미를 얻진 못해도 그 시간에 업무와 관련된 공부 할 거리를 찾거나, 이전에 바빠서 하지 못했던 자료 정리 등을 하다 보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고요. 아직도 이곳이 제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는 곳이 맞는지 의심이 들긴 하지만, 일단은 '보어아웃'을 탈출하기 위해 공부도 해보고, 퇴근 후에는 직장 일에만 머물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언젠가 이 '보어아웃'을 우리의 힘으로 끝낼 수 있다고 믿으며 오늘의 편지 마무리합니다.


K People Focus 살구미나 기자 (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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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6.21 23:59 수정 2023.07.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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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