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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복원수술
정관복원수술을 한
상세히의 영혼에는
꽃이
펑펑 터지고 있습니다
목마른
요소비료 백설기로 내리는 날,
아! 이런 날,
유리컵 속
붉은뺨멧새는
어느 젊음 흘리며 오고 있었습니다
[시작노트]
보춘화도 정관복원수술을 할까. 정관 수술을 했다 치자 그럼 씨가 열리지 않는 춘란, 예비군훈련 가면 군의관이 예비군들 모아놓고 정관 수술을 하곤 했는데… 아직도 그럴까. 세상이 위험하다. 춘란에 씨가 열리지 않고, 사람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상한 나라다. 새들에게, 꽃에게, 나무에게, 사람에게 생명을 모두 묶어 버린 세상, 우리의 젊음은 활짝 웃으며 언제 돌아올까?
*보춘화 : 전라도나 경상도에 자생하는 한국춘란
[류기봉 시인]
1993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장현리 포도밭」,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포도시집 「포도 눈물」, 산문집으로 「포도밭 편지」가 있다. 1998년부터 2016년까지 포도밭에서 ‘포도밭예술제’를 개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