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야생화

이봉수



야생화



할미꽃은 봄볕 나른한 
할머니 무덤가에 있어야 예쁘고 
제비꽃은 언덕 밑에 숨어 
수줍게 필 때 아름답다.

동대문 꽃시장 화분 속에 핀
변산 바람꽃과 
지리산에서 데려온 노루귀 
사람들 틈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봄은 왔지만
이들에겐 봄이 아니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5.12 10:19 수정 2019.05.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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