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피해는 없으신지요? 산사태뿐 아니라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인재로 인해 사망, 실종, 부상자가 늘어나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현장 관계자 모두 고생이 많으셨지만 주말에 또 비가 온다니 더 이상 비 피해가 없도록, 위험 현장 통제 및 예방에 더 노력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비가 자주 오면서 회사 정원과 주변에 잡초가 엄청 자랐습니다. 잡풀이 보기 안 좋고 벌레도 많이 꼬인다고 해서 제초 작업을 하였습니다. 일기예보를 통해 반짝 해가 보이는 날을 간택, 작업복과 모자를 챙겨서 1시간 일찍 출근하였습니다. 경험 많은 동료가 제초기를 돌렸고 저는 기계가 베기 힘든 줄기들을 톱으로 잘랐는데요. '땀이 바위폭포처럼 흘러 몸 안의 노페물이 다 빠져나온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다음에 자라지 못하게 잡초를 뿌리째 뽑는 작업도 했습니다. 임직원들과 같이 청소를 마무리하고 고생을 많이 했든 적게 했든 다 같이 중화요리를 먹으러 갔습니다. 오랜만의 육체 노동 덕택에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학창시절 모심기하고 간식 먹듯 허기가 졌나 봅니다. 사무실 두뇌 노동보다 땀 흘리는 노동이 건강에 더 좋은 걸까요?
다음날 출근하는 길에 바라본 회사 풍경은 제초 전과 사뭇 달랐습니다. 산발한 머리카락을 커트한 느깜? 근데 회사 동료가 "어? 조그만 대추나무도 잘라버렸네요!" "그런 게 있었어요? 모란(목단) 말고는 다 잡초인 줄 알았는데" "그거 사장님이 만지며 좋아하셨는데..", "그랬어요? 헉!"
무지의 결과로 잠시 당황스러웠지만 사장님은 별 말씀 없으셨고 마당이 정돈되는 모습에 오히려 웃으시며 풀 뽑기에 동참하셨죠. 나중에 잡초를 검색해보니 공부할 거리가 무성하게 쏟아지더군요. 서양에서 온 풀뿌리 민주주의, 일본에서 유래한 민초라는 단어들부터 잡초의 생명력처럼 역사를 지탱해온 서민의 삶까지, 참 다양했습니다. 그 중 짧은, 나태주 시 <풀꽃 3>가 산뜻합니다.
기죽지 말고
꽃 피워봐
참 좋아
길게는 '잡초는 없다'라는 책이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교수에서 농부가 된, 윤구병 철학자가 농사하며 대안학교를 운영했다는 게 신기했죠. 저는 개망초까지 베어버린 터라 마음 찔려하며 그 분의 글을 읽었습니다.
하나는 별꽃나물이고 또 하나는 광대나물...모두 맛있는 나물이자 약초였다.
그걸 모르고...함부로 뽑아 썩혀 버렸으니 굴러온 복을 걷어찬 셈이 되었다.
잡초의 쓰임새를 몰라 그렇지 약초가 있는 거죠. 비름나물 등 다양한 나물도 잡초에서 신분상승하여 우리 식탁에 오르는 거 아닐까요?
퇴근하며 다시 정원을 봤습니다. 잡초는 또 자라겠지만 문득 제 마음도 저렇게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잡초는 어떻게 뽑고, 잡초 중에 약초는 또 어떻게 가려낼까요? '따뜻한 하루' 이메일에 '마음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이란 제목이 있더군요. 한 스승의 마지막 수업 내용 말미에 아래 팻말이 나옵니다.
“들판의 잡초를 없애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자리에 곡식을 심고 관리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자라는 잡초 또한 선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실천할 때 뽑아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속에 자라는 잡초 또한 선한 마음으로 어떤 일을 실천할 때 뽑아낼 수 있다.”
생판 몰랐던 잡초 중에도 나물과 약초가 있듯 마음 속 잡초도 때로 약이 될 수 있을까요?
그로 인해 무언가를 시작해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면 말이죠.
쓸모 없는 잡초 뽑아내고 좋은 약초 골라내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처음 출근한 직장처럼 마음을 새롭게 제초해야겠습니다.
K People Focus 마음떨림 기자 (ueber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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