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은 브라질의 국민 작가 J. M. 바스콘셀로스(1920 ~ 1984)가 1968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브라질 초등학교 강독 교재로 사용됐고 전 세계 32개국에서 번역된 작품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어린 소년 제제가 나무를 친구 삼아 대화하고, 그를 감싸주는 뽀르뚜가 아저씨를 만나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바스콘셀로스는 브라질 빈민가 출생으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며 여러 직업을 전전했고 그의 나이 49세 때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로 국민 작가 반열에 오른다.
5살, 제제의 집은 성탄절에도 선물을 못 받을 정도로 가난하다. 실직한 아버지를 대신해 공장에 나가 돈을 버는 어머니와 누나들, 형, 동생과 살고 있는데 가족들은 먹고살기 바빠 제제에 신경을 써줄 겨를이 없다. 제제는 사고뭉치로 악동으로 이름을 날리는데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제제 안에 악마가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제제의 집은 점점 어려워지고 집세가 밀린 가족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간다. 가족과 소통할 형편이 못 되는 제제는 뒷마당에 있는 라임 오렌지나무에게 '밍기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친구가 되어 대화를 나눈다. 바쁜 가족들을 대신해 라임 오렌지나무가 제제의 유일한 소통 상대가 된 것이다. 또 학교에 입학하는데, 자기를 아껴주는 담임선생님의 꽃병에 꽃을 꽂아 주기 위해 부잣집에서 꽃을 꺾기도 하며, 선생님이 가난한 제제를 위해 가끔씩 생과자를 사 먹으라고 돈을 주면 과자를 사서 자기보다 더 가난한 흑인 아이와 나눠 먹기도 한다.
제제는 거리에서 '아리오발두'라는 노래 부르는 사람을 만나 노래를 배우기도 하고, 포루투칼 사람인 동네 아저씨 '마누엘‘을 만나 우정을 키우고 사랑을 배우게 되는데, 아저씨는 제제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집에도 초대하는 등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게 되고 제제는 그를 '뽀루뚜까'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밥을 먹으라고 닦달하는 누나에게 제제는 의미도 잘 모르는 심한 욕설을 하고 누나와 형은 제제를 사정없이 때리고 식구들은 이틀 동안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한다. 며칠 후 제제는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사람인 '아리오발두'아저씨에게 배운 ‘나는 벌거벗은 여자가 좋아’라는 유행가를 흥얼거리다가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고 매를 맞는다.
아버지를 즐겁게 해 주려던 순수한 마음으로 부른 노래였지만 어른의 생각으로 제제를 바라본 아버지는 어린아이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죽도록 매를 맞고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제제는 뽀루뚜까 아저씨를 찾아가 폭행에 관해 이야기하고 자신을 사서 아들처럼 키워달라고 하나 뽀루뚜까 아저씨는 그럴 수는 없으나 친아들처럼 대해주겠다고 위로한다. 제제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아저씨 때문에 상처를 극복해 나간다.
제제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로 여겼던 뽀루뚜까 아저씨가 그만, 열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제제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열병에 시달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몸을 회복한다. 아버지는 다시 공장의 지배인으로 취직을 하고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한 편 뒷마당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마을의 도로공사 때문에 잘려 나갈 것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는 그렇게 빨리 나무가 잘리진 않을 것이라고 제제를 위로하지만 제제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벌써 일주일도 전에 잘려나갔다고 말한다. 여기서 라임 오렌지 나무는 마누엘을 뜻한다. 가족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성장기를 살아온 제제의 자신을 이해해준 대화상대는 라임 오렌지 나무였으며 그 나무는 뽀르뚜까 아저씨였다.
작품은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나 인간에게는 자신을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지지해주는 라임 오렌지 나무 같은 사랑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그 나무는 어린아이에게는 부모나 형제일 수 있을 것이며 또 나이에 따라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이 일 수도 있으며 연인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나무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푼다. 공해에 찌든 세상에 맑은 산소를 공급하고 푸르른 신록과 꽃과 열매를 내어주고 떨어지는 잎조차 거름이 되어준다. 어렵고 지친 이들을 위로하며 돕고 보듬는 따뜻한 마음을 보이고 실천하는 나무의 마음이 필요한 세상이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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