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치는 교권...“다시 태어나면 선생님은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미디어유스 / 박지우 기자] 지난 5월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발표한 ‘제42회 스승의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0명 중 8명은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교원들의 교직에 대한 인식은 역대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에 대한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은 23.6%에 그치며 2006년 첫 설문 이래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9.7%로 나타나며 해가 갈수록 부정응답이 높아지는 추세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 등이 주요하게 꼽혔다.


매년 교총이 발표하는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는 ‘오늘날 교권 실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신규 교사 A 씨가 오전 등교 시간을 앞두고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고인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퍼졌고 교육계에서는 숨진 초등 교사의 사망 경위를 제대로 밝혀달라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에 서울 교사노동조합이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일부 공개한 A 씨의 일기에는 “월요일 출근 후 업무 폭탄 + OO(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며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고 적혀 있었음이 드러나며 고인이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해당 사건 이후 전현직 교사들 사이에서 교권 침해를 하는 악성 민원 사례를 공유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 지난 21일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경기 교사노조가 개설한 학부모 악성 민원 사례 접수 사이트에는 수천 건에 달하는 사례가 올라왔다. 학부모로부터 “아이가 세수를 못하고 갔으니 씻겨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은 사례부터 “자신에게 무기가 많다,  맞짱 뜨자, 자신의 직업이 무엇인지 아냐” 등 협박성 발언을 들은 교사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는 교사에게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 다닐 동안에는 임신이나 결혼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학부모 사례 또한 제보되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같은 날 국회 국민 동의 청원 홈페이지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학생 폭언·폭행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및 법 제정 청원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은 지난 23일 오전 기준 5만 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김용서 위원장은 ‘교사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통해 현재 현장 담임교사가 시와 때를 가리지 않는 학부모의 민원을 곧바로 1:1로 대응 처리해야 하는 민원처리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교육부가 교육상담 외의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는 중간 거름 장치를 통해 담임교사에게 갈 수 있는 학교 민원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우리 사회는 ‘제2의 서이초 여교사 비극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정부는 어제(26일)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비롯해 교권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권 보호 및 회복 방안 관련 당정 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교권 회복을 바라는 교원 기대에 부응하고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새롭게 다지겠다”며 “학부모 책임을 강화하고, 학부모와 교원 간 소통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민원 대응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교사를 상대로 하는 폭력도 엄연한 학교 폭력이다. 학생 인권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권리가 교사 인권이거늘, 왜 우리 사회는 무고한 누군가가 희생을 한 뒤에야만 이 당연한 이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인가. 무조건적인 정책 마련을 통한 사건 수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오늘날 학교 현장 내 교육 활동 침해 현황과 현직 교사들의 고충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교사들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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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7.27 13:59 수정 2023.07.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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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