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조연지 기자]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는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어지러운 세계이다. 하루가 멀다고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서 끝없는 철학적 담론을 만들어 낸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예술이란 무엇인가’이다.
한때 사진 기술이 발달하여 사실을 재현하는 것에 몰두하던 예술가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이에 예술가들은 사실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것들을 예술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기술이 아닌 예술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비판을 쏟아 냈었지만 이제 사진은 당당히 현대예술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논의는 최근 들어 더 크게 불거지고 있는데,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미술 작품이 사람이 창작한 것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생각되던 창작의 영역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서 기술과 예술의 경계는 어디인지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해졌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자마자 예술 분야로 적용되기는 쉽지 않았다. 사진과 영상 기술만 보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처음에 낯설었던 기술은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예술의 범주로 들어온다. 사람들은 신기술에 익숙해지면 자신만의 주관적 해석과 활동을 추가하며 끊임없이 ‘예술’을 행해왔다.
이같이 새로이 부상하는 현대의 여러 기술 중 하나는 게임이다. 게임 기술의 발전은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수의 사람이 강제로 외출하지 못하게 되면서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게임을 찾았고, 수요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게임 산업이 크게 활성화되었다. 흔히 게임은 그동안 불건전한 오락 취급을 받아왔다. 예술의 대우는커녕 게임은 게임중독이라는 하나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골칫거리로 여겨졌을 뿐이다. 하지만 게임은 점점 그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보통 기술이라고 하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와 같은 딱딱한 용어를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게임과 같은 기술은 예술과 매우 동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력성을 키운다는 편견도 만연하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꿔 게임을 개발자가 창작한 예술로 제대로 이해해보는 것은 어떨까. 게임을 시작할 때 우리는 개발자가 치열하게 설계한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매몰된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끼는 감각들과 감상을 통해 개발자의 작품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게임은 우리 생각보다 많은 사회적 담론을 담아낸다. 보통 게임의 캐릭터는 근육질의 멋있는 남자 캐릭터와 예쁜 여자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어떤 게임 개발자들은 흑인 트렌스젠더를 캐릭터로 내세워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또 어떤 게임 개발자들은 자기 작품을 통해 물질주의적인 사회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품 속에 자신만의 철학적 담론을 담아내고, 게임의 플레이어인 동시에 관객인 사람들을 작품 속으로 초대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게임이라는 장르가 주는 가장 강력 매력이다.
게임은 차차 그 정통성과 역사를 인정받으며 예술의 과도기에 와있다. 앞으로 더욱 새로운 기술들이 발전하고 게임 기술에 적용되면서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는 게임에 대한 편견의 눈을 버리고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놓치고 있던 예술가들의 의도가 보일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