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면 공짜로 외출할 수 없다’ 사라진 도심 속 휴식공간

[미디어유스/이서윤 기자]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미디어유스/이서윤 기자] 특별한 목적 없이 집 밖으로 나가 거리를 구경하는 것은 일상생활에 중요한 휴식이다. 바람과 햇빛을 쐬며 거리를 걷는 것은 현대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강 관리 수단이다. 기분전환 삼아 산책을 나가는 것은 좋은 취미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서울의 거리에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즉 공원이나 벤치, 정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이 외출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걷거나, 적어도 카페에 들어가야 한다.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가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더라도 최소 1500원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채소 한 단을 더 살 수 있는 돈이다. 시민들은 가볍게 외출을 해 휴식을 취하려면 최소 1500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무료로 개방하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 갈 수도 있겠으나 공원이나 집 앞 벤치가 없다면 심리적 장벽은 올라간다.


국토교통부의 정책 정보에 따르면 서울시의 1인당 공원면적은 8.48㎡. 이에 반해 프랑스 파리는 11.6㎡, 미국의 뉴욕은 18.6㎡, 영국의 런던은 26.9㎡, 독일의 베를린은 27.9㎡의 수치를 보인다. 가장 높은 면적의 독일 베를린과는 약 3배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사실 서울시 내 공원은 1,423개소에 105.53㎢나 되지만, 공간적으로는 대부분의 공원이 산림지역 및 외곽지역에 도로 밖으로 편재되어 있고, 도심과 주거지역에는 분포가 적어 시민들의 공원이용에 제약이 크다. 이처럼 서울의 녹지 공간 접근성은 크게 모자란 것이 실정이라고 서울 연구 데이터 서비스는 밝히고 있다. 


아무런 비용 없이 집 밖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문화 생활 요소이다. 높은 1인당 공원 면적을 자랑하는 런던의 경우, 휴일이 되면 하이드 파크에서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실제 소득이나 계층이 어떠한지에 관련 없이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거나 호숫가를 산책한다.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새로운 사람과도 쉽게 게임을 즐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공원이 만드는 것이다. 


집 밖을 나가는 것에 돈이 들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점점 더 집 안에서만 살기 시작한다. 사람과의 면대면 소통을 끊고 인터넷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새 한국의 트렌드는 집 안에서 해결 가능한 ‘인도어’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영화관에 가는 것도 영화 가격이 너무 비싸 OTT서비스로 관람하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저렴한 e-book을 읽는다. 친구와 만나 대화하려면 그것 역시 커피값, 밥값이 드니 집에서 메신저로 대화한다. 이렇게 인터넷망에 의존하는 ‘저렴한’ 문화생활이 각광받기 시작하니 문화의 방향도 매체에 맞추어 가볍고 짧아졌다. 


한국의 문화생활은 이처럼 점점 더 빈약해지고 있다. 돈이 없어도 집 이외에 자신을 환영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누구나가 동의할 것이다. 그 시작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이 아닐까. 날이 좋으면 모두가 집 밖으로 나오는 서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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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7.31 10:14 수정 2023.07.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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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