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화려함은 없어도 '귀'로 듣는 즐거움, 라디오

[미디어유스 / 이민서 기자] 조용한 차 안, 라디오를 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는다. ‘라디오’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주파수 너머의 세상, 라디오에 대해 알아보자!


1-1. 24시간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

2023년, ‘영상’으로 가득 찬 시대에서 라디오를 찾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음악 감상이다. 직접 재생하지 않아도 DJ의 선곡과 함께 그날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음악은 예로부터 라디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힐링 요소이다. 예로,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있다. 대표적인 팝 전문 라디오로, 1990년 3월부터 시작해 올해 33주년을 맞이한 장수 프로그램이다.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해 퇴근길에 안성맞춤으로 지친 마음을 힐링시켜준다. 


둘째,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댓글로 소통하고 사연을 보내며 내가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간혹 재밌는 이야기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슬픔에 공감하여 눈물이 나기도 한다. 예로, SBS 파워 FM의 <두시탈출 컬투쇼>가 있다. 2006년 5월부터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솔직하고 재치있는 사연으로 청취자와 소통한다. “전 국민의 유산균, 컬투 김태균입니다”는 DJ 김태균의 시그니처 오프닝 멘트다. 


셋째, 다양한 이슈를 접할 수 있다. 직접 기사를 찾아보거나 뉴스를 시청하지 않아도 국내부터 국외까지 세상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예로, MBC 표준 FM의 <김종배의 시선집중>이 있다. 2019년 5월부터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7시 5분에 시작한다. 매일 코너와 요일 코너로 이루어지며, 화제가 되는 이슈를 중심으로 진실을 날카롭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1-2. 라디오의 위기, 사실일까?

이처럼 라디오는 청취자와 소통하고 세상의 다양한 일을 접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체이다. 그렇지만, 라디오 시장에서도 적신호가 들어온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대한민국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조사한 매체 이용빈도표에 따르면, 라디오는 2022년 기준 6.6%로 2020년 대비 약 2.8% 낮아졌다. 종이신문도 마찬가지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스마트폰과 TV 이용률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레거시 미디어에 포함되는 ‘라디오’는 현재 위기를 맞은 걸까?


‘레거시 미디어’란 현재에도 여전히 사용되지만 과거에 출시됐거나 개발된 전통 미디어를 말한다. 라디오나 종이신문 등이 이에 해당되며, 레거시 미디어의 이용도가 줄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여러 형태로 우리 곁에 남아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것은 지금만이 위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라디오는 40년 전에도 ‘위기’라고 불렸다. 한국 PD 연합회에 따르면, 정찬형 PD는 라디오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모인 2015년 '넥스트라디오포럼' 강연에서 “라디오가 ‘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30년 전에도 ‘라디오가 위기’라고 했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은 콘텐츠 혁신에 있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른바 ‘비대면 시대’가 열렸다. 직접 보고 느꼈던 대부분의 것들을 영상으로 마주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오랫동안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에 피로를 느끼는 것이 잦아졌다. 이에, ‘귀로 듣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전파로 방송하여 수신이 가능했던 기존의 ‘라디오’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여러 방식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팟캐스트다. ‘팟캐스트’란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의 합성어로, 오디오 파일 또는 비디오 파일 형태의 뉴스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라디오를 저장해서 듣는 방식으로 기존의 방송국 라디오와 다르게 개인 라디오 방송이 가능하다. 실시간 방송이 아니기에 듣고 싶을 때 다운 받아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로, ‘스푼라디오(Spoon Radio)’가 있다. 기존에는 간단한 팟캐스트를 만들 수 있는 녹음 방송 서비스였다. 그러나, 기존 라디오보다 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 라디오 방송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두 번째, ‘오디오북’이다. 텍스트로 이루어진 책의 내용을 재생하여 들으면서 읽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계음 또는 한 사람의 낭독으로 진행되던 기존 오디오북과 달리 전문 성우나 연예인 등 다채로운 인물이 출연해 연기를 펼치는 드라마 형식으로도 발전되고 있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는 2021년 10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해 독자들에게 새로움을 전했다.


세 번째, 유아동 오디오 서비스 ‘코코지’다. 집 모양의 오디오 플레이어 ‘코코지 하우스’에 캐릭터 피규어 ‘아띠’를 넣으면 동요·동화가 재생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을 주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인터넷의 발달이 한참 진행된 후의 출생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 기기와 자주 접해있어 과의존 현상을 보일 수 있으나 오디오 콘텐츠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K) 골드만삭스는 전세계 전 세계 오디오 플랫폼 콘텐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220억 달러(약 26조3000억 원)에서 2030년엔 753억 달러(약 90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예정이다.


2. 시간이 지나도 라디오와 함께

라디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어보고자 라디오 청취자를 직접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라디오를 장기적으로 듣고 있는 40대 청취자입니다.


Q. 라디오를 언제부터 듣기 시작하셨나요?

A. 중학생 때 공부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운전할 때마다 라디오를 즐겨 듣는 편입니다. 라디오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즐겨 들을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Q. 즐겨 들으시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입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이고, DJ의 진행이 좋아 즐겨 듣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전해주실 때, 연기력이 뛰어나서 사연을 더욱 감정이입을 하며 듣게 됩니다. 저는 제가 여태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라디오를 들으면 저보다 힘들지만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기도 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Q. 좋아하시는 코너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매주 목요일에 하던 ‘장용의 단결! 필승! 충성!’ 코너를 좋아했습니다. 남성들의 군대 이야기를 담은 코너인데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봄마다 기다리는 사연 공모전인 ‘신춘 편지 쇼’를 좋아합니다. 해마다 봄에 주제가 정해지면 그것에 관한 사연을 받아 심사를 통해 시상하는 시간입니다. 높은 퀄리티에 매년 기다리고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라디오 사연이 있으신가요?

A. 어렸을 때 동생을 잃어버렸다는 사연입니다. 어린 동생을 데리고 슈퍼에 가서 계산 후 잔돈을 받았는데 동전을 받았답니다. 당시에는 지폐였다가 동전이 처음 나왔을 때였는데 본인은 당황스러워서 주인분과 실랑이를 하다가 동전을 떨어뜨려 찾다 보니 동생이 사라진 겁니다. 동전에 집중하다가 동생을 잃어버린 거죠. 가족들과 모두 찾고 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답니다. 사연을 들으면서 마지막엔 동생을 찾았다는 결말을 기대했지만, 사연자가 40살이 지나도록 찾지 못했다는 결말이었습니다. 이 사연을 들으며 가슴이 많이 아팠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라디오만의 매력이자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첫 번째는 다른 일과 병행하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제 경우에는 운전하면서 듣거나 집안일을 할 때 듣는 편입니다. 두 번째는 사연을 들으면서 상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상으로 볼 때는 시각적으로 딱 정해져서 나오니 상상할 필요가 없지만, 라디오는 사연을 들을 때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없으니 상상하면서 듣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훨씬 집중력도 높아지고 더 깊이 있게 받아드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정보를 얻어가는 것입니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유익한 정보나 여러 이슈를 들을 수 있습니다. 틀어놓기만 해도 귀로만 듣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매체인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은 없어도 조용할 날이 없는 삶에 힘이 돼주는 라디오는 24시간 언제나 우리 곁을 지켜준다. 위기를 맞는 라디오가 계속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의 가치와 힘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공백을 채워줄 라디오에 우리도 한 발짝 다가가면 어떨까. 귀를 여는 것만으로도 그 이상의 것을 얻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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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3.07.31 10:54 수정 2023.07.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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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