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침없는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으로 그려낸 강렬한 서사의 세계
이토록 존귀한 나는 누구인가. 이토록 하찮은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나는 누구도 아니다. 운명을 창조한 신이 바로 나다. 그 창조된 운명을 경험하는 내가 바로 신이다. 위대한 신과 나는 결코 분리된 적이 없다.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한다. ‘단독자’는 전승선 작가의 세계관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오랫동안 사유하고 사색하여 깊이 받아들인 정신적 가치를 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여 냈다. ‘나’라는 존재는 신비로우며 매혹적인 미지의 세계다. 모험과 기적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한 여행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발견에서 출발한다. 여행을 멈추지 않은 것은 여행이 곧 수행이며 삶이기 때문이다. 경주 선도산에서부터 서울, 몽골, 중국, 네팔, 인도, 티베트에 걸친 대장정의 여행을 통해 신비롭고 환상적인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찰나와 영원을 오가며 인간 본질에 대한 근원적 메시지를 던진다. 거침없는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은 이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매력이다.
“마음이란 놈은 육신과 정신을 쥐고 흔드는 어리석은 신과 같다네. 자넨 지금 마음에게 사로잡혀 있다네. 내 늙은 육신을 걱정하는 마음 말일세. 마음이라는 두려움을 없애 버리게”
“두려움이란 친구는 어떤 친구인가요?”
“두려움이란 언제나 반복적으로 다가오는 법이지. 두려움과 맞서 진실로 절실하게 경험한다면 두려움의 에너지는 자네 의식의 범주 안에서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네. 그러니 부디 두려움과 친해지도록 하게.”
“두려움과 친구가 되면 모든 것이 모든 문제는 해결되나요?”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라네. 잘 들어보게. 바다에 있는 물고기가 물을 찾아 떠날 필요 없지 않은가.”
늙은 거지의 걸음이 힘없이 풀어지더니 눈이 스스로 감기고 있었다. 녀석은 늙은 거지를 않고 나무 그늘로 들어갔다.
“아! 그대는 이제 저 우주로 돌아가는군요.”
녀석은 그의 육신이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무릎을 내어 늙은 거지의 머리를 받쳤다.
“나를 꼭 천장해 주게 부탁이야.”
“걱정하지 말아요. 꼭 약속을 지키겠어요.”
자연과인문 펴냄 / 전승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