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인류의 고향 아프리카로

이태상

“깨어나라. 이 시대를 버려라. 너부터 변화시켜라.”

 

반역자 양성소 ‘건명원’의 설립자 오정택 이사장의 주문이다. 체제 순응적인 능력자가 아닌 반역자를 키우겠다는 취지에서 설립된 건명원 개원사에서 그는 “저의 세대까지는 열심히 하면 밥 먹었고 남의 것 베껴서도 밥 먹었다. 

 

그러나 30년 후 여러분의 시대는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방식이 아니면 답이 없다. 30년 전의 답을 꺼내 봐야 통하질 않는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35년 전 2평 공간에서 단추공장을 시작해 수백억 원대의 재산을 모은 기업가가 미래세대를 위해 운영자금으로 100억 원을 기부하고 자신의 종로 가회동 한옥도 배움터로 내놓았다고 한다. 

 

2015년 첫 1기로 19~29세까지 연령대 30명을 선발하는데 9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8명의 교수진이 10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 저녁 4시간을 돌아가면서 강의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한 달에 한 번은 세계적인 학자를 초청해 토론하는 시간도 마련하며, 성공적으로 수료한 수강생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한 달간 세계여행 경비를 전액 지원한단다. 

 

“30년간 상인으로 살아온 제가 인문학을 접하면서 유인원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됐다. 한국식 교육으로는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태어나기 어렵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 건명원을 설립하게 되었다는 것이 오 회장이 설명하는 동기이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라틴어로 두 발로 서서 걸어 다니는 사람과의 영장류 동물을 지칭하는데, 지구상의 사람을 통틀어 인류라고 한다. 

 

위키백과의 정의에 따르면 사람은 사람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영향을 미치려는 욕망 때문에 과학, 철학, 신화, 종교를 통해 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려고 한다. 인류학적으로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고 본다. 해부학상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과학자들의 가장 지배적인 견해는 아프리카 기원설이다. 인간이 아프리카에서 진화하여 5만 년에서 1만 년 사이에 아시아에서의 호모 에렉투스와 유럽에서의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인구를 대체하면서 이주했다는 학설이다. 

 

나는 1972년 초 근무하던 미국의 대학 교재 전문 출판사의 전근발령을 받고 영국에 도착해서 그 당시 출시된 레코드 ‘아프리칸 상투스African Santus’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아프리칸 상투스는 영국의 민속음악학자 데이빗 팬쇼(1942~2010)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지중해로부터 빅토리아 호수까지 카누를 타고 나일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집트, 수단, 우간다, 케냐 등지에서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아름다운 토속 음악을 녹음해 유럽의 라틴계 미사 성곡의 하모니를 대위법으로 접속시켜 작곡한 13악장의 합창곡이다. 

 

1975년 부활절에 방영된 BBC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특히 한 장면이 놀라웠다. 어느 한 산꼭대기 분지로 모여드는 여러 부족들이 하늘을 향해 다 함께 찬가를 부르는 소리가 그야말로 모두가 하나로 어울리는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혼연천성渾然天成의 우주적 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1994년엔 팬쇼가 ‘도나 노비스 파셈–세계 평화를 위한 찬가’란 한 악장을 더 작곡해 이 ‘아프리칸 상투스’에 추가했다. 

 

이 지구상에 아직도 미소 냉전의 유일한 잔재로 남아, 남북이 동족상잔의 대치 상태인 한반도에서 뭣보다 시급이 필요로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좌파다 우파다 하는 빨갱이, 파랭이, 노랭이 타령일랑 어서 졸업하고, 세계적 아니 우주적 안목을 가진 ‘반역자’ 코스미안을 양성하는 것이리라. 한반도는 물론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나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무슬림 혐오증이 치명적인 전염병처럼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오늘날엔 그 더욱 그렇지 않으랴. 나이지리아에서 사용되는 언어 중 하나인 요루바Yoruba어로 강의 여신 오슌The River Goddess Oxum에게 바치는 찬가가 있다. 

 

lya mi ile’ odo 

Gbogbo ashe’ 

Obi ni sa’la’ ma’ wo’ e 

 

영어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My mother’s home is the River 

She who is omnipotent 

Women who flee seeking protection, Visit her 

 

우리말로 옮겨보자면 

 

내 어머니의 고향은 강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여신

보호받으려는 여인들은 강으로 가지 

우리도 연어처럼 대양의 고향 강물을 거슬러 

원점으로 돌아가리.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이메일 :1230ts@gmail.com

 

작성 2024.01.27 10:52 수정 2024.01.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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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